[한화 새판짜기] ㊤ ‘3남의 독립’ 시작됐다…김동선, 홀로서기 본격화
한화그룹이 테크·서비스 부문 인적분할을 추진하면서 김동선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사업 축이 한층 명확해지고 있다. 외식과 유통, 푸드테크 등 이질적인 영역이 하나의 구조로 재편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들 사업이 실제 수익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사업 포트폴리오별 전략과 리스크를 중심으로 김 부사장의 경영 행보를 분석해본다. <편집자 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사진=한화갤러리아]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김동선 한화그룹 부사장이 지주사로부터 분리된 독자 사업 체제를 기반으로 ‘홀로서기’에 나선다.
㈜한화 인적분할과 신설 지주사 설립이 추진되면서, 그간 김 부사장이 주도해온 테크·라이프 신사업도 별도 축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한화 3남’이라는 수식어에 머물렀던 김 부사장이 이제는 독립된 사업 구조 안에서 직접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지난달 31일자로 ㈜한화를 퇴사했다. 2024년 1월 ㈜한화 건설 부문 해외사업본부장에 선임된 지 약 2년 3개월 만이다. 이번 퇴사는 올 여름 예정된 인적분할을 앞두고 사업 재편에 맞춰 역할을 정리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화는 지난 1월 이사회를 열고 테크·서비스 부문을 신설 법인으로 인적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신설 법인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은 지주사로서 한화로보틱스, 한화모멘텀, 한화비전, 한화세미텍 등 테크 계열사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등 라이프 계열사 등 7개 회사를 거느리게 된다.
이번 분할의 핵심은 사업 성격이 다른 영역을 분리해 복합기업 구조에서 발생하는 저평가를 해소하고, 각 법인이 시장에서 독립적으로 평가받도록 하겠다는데 있다. 그동안 하나의 틀 안에 묶여 있던 사업을 떼어내 성장성과 수익성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내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그룹 차원의 구조 변화로도 해석된다. 공식적으로 인정된 바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삼형제 간 역할 분담을 넘어 사실상 계열 분리 수순에 들어갔다는 시각도 나온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방산·에너지·건설을, 차남 김동원 사장이 금융을 맡고 있는 가운데 김 부사장이 로봇·유통·호텔 등 테크·라이프 영역을 담당하면서 각 사업 축이 보다 독립적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형제 가운데 막내인 김 부사장이 가장 먼저 ‘독립’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1989년생인 김 부사장은 2014년 한화건설 해외토건사업본부에서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2017년 회사를 떠나 독일에서 종마·요식업 등 개인 사업에 나섰고, 2020년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서 근무했다.
같은 해 말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 담당으로 복귀한 뒤, 2021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갤러리아 상무를 거쳐 1년 5개월 만에 전무, 2023년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미래비전총괄을 맡아 그룹 내 신사업 발굴을 주도해왔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부사장). [사진=아워홈]
그간 김동선 한화그룹 부사장은 외식과 유통, 푸드테크 등 비교적 새로운 영역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다. 한화갤러리아는 2023년 국내 사업권을 확보해 브랜드를 도입했고, 빠르게 인지도를 끌어올리며 시장에 안착했다. 현재는 사모펀드 운용사 H&Q에 매각이 추진되고 있으며,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예상 매각가를 600억~7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2024년 감사보고서 기준 파이브가이즈를 운영하는 에프지코리아의 자본총계가 174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약 2년 반 만에 기업가치가 3배 이상 상승한 셈이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약 400억원 이상의 투자 수익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김 부사장의 사업 성과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히게 될 전망이다.
동시에 김 부사장은 지난 2024년 2월 출범한 한화푸드테크를 중심으로 첨단 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아워홈 인수가 더해지면서 식자재 조달부터 외식 운영까지 아우르는 사업 기반을 갖춰가고 있다.
다만 일부 사업이 테스트 단계에 머물거나 방향 조정을 거친 점은 변수다. 개별 사업의 수익성도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김 부사장이 인수를 주도한 아워홈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4497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804억원으로 9.3% 감소해 수익성이 다소 둔화됐다.
테크 부문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한화로보틱스는 2025년 별도 기준 매출이 113억원으로 전년 대비 32.1% 늘었지만, 영업손실이 298억원으로 확대되며 적자 폭이 커졌다. 유통 부문인 한화갤러리아도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752억원, 영업이익 94억원으로 각각 증가세를 보였지만, 이익률이 1.6% 수준에 머물러 수익성 개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 구조가 안정되지 않은 사업들이 적지 않은 만큼, 김 부사장이 테크·라이프 사업에 집중하게 되는 신설 지주사 체제에서는 곧바로 경영 능력에 대한 시장의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김 부사장의 사업은 ‘확장’과 ‘실험’이라는 두 축 위에서 전개돼 왔다. 그러나 지주사 분리를 계기로 상황은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을 통해 개별 사업의 성과가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계였다면, 앞으로는 각 사업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지주사 체제 아래에서는 시장의 평가도 한층 더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국가 기반시설도 안전지대 아니다…수자원 시스템까지 노리는 해커들
2026-09-13 07:00:00“짧게 일본, 길게 유럽”…추석 연휴 해외여행 ‘두 갈래’ [2026 한가위 선물 ⑥·完]
2026-09-13 06:30:00추석 선물로 나온 ‘호텔’…향·미식·호캉스까지, 달라진 세태 [2026 한가위 선물 ⑤]
2026-09-13 06:00:00“클로드가 그랬대” AI 중계기 돼버린 인간…‘미트 프록시’ 뭐길래
2026-09-13 06:00:00[취재수첩] AI정책, 사공 너무 많다…커지는 ‘예산 분산’ 우려
2026-09-13 05: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