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은 종목 집중, 젠지는 확장…EWC 파트너십 전략 갈렸다

지난 4월27일 진행된 e스포츠 재단 '클럽 파트너 프로그램(CPP) 2026’ 온라인 미디어 세션. [사진=e스포츠 재단]
[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e스포츠 게임단 T1과 젠지e스포츠가 'e스포츠 월드컵(EWC)'을 앞두고 서로 다른 다종목 전략을 제시했다. T1은 강점을 가진 종목에 집중하는 한편, 젠지는 출전 종목을 넓히며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안웅기 T1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27일 e스포츠월드컵재단(EWCF)이 진행한 '클럽 파트너 프로그램 2026(CPP 2026)' 온라인 미디어 세션에서 "지난 2년간 T1의 EWC 성적은 자체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며 "올해부터는 많은 종목으로 확장하기보다 잘할 수 있는 종목에 집중해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CPP 2026'은 EWCF가 글로벌 e스포츠 구단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파트너십 프로그램이다. 구단별 캠페인 성과에 따라 최대 100만달러(약 14억7310만원)를 지원하며 전체 프로그램 규모는 2000만달러(약 294억7800만원)다. 올해는 T1·젠지·올게이머스 등 전 세계 40개 주요 e스포츠 구단이 참여한다.

지난 4월27일 열린 '클럽 파트너 프로그램(CPP) 2026' 세션에서 안웅기 T1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e스포츠 재단]
T1은 CPP가 직접적인 수익 창출 수단이라기보다 종목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안 COO는 "직접적인 재정 지원만 놓고 보면 많은 돈을 벌었다거나 큰 지원을 받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간접적으로 EWCF는 T1이 포트폴리오에 보다 많은 게임 종목과 팀을 추가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리그오브레전드(LoL)' 로스터만 보유한 조직이 아니라 보다 완성된 e스포츠 조직으로 보이는 데 도움이 됐다"며 "잠재 후원사와 투자자에게 보다 강한 설득력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T1이 EWC 생태계에서 맡을 역할로는 '페이커' 이상혁의 상징성을 꼽았다. 안 COO는 "페이커는 한국에서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도 e스포츠를 넘어서는 아우라를 갖고 있다"며 "페이커와 T1 브랜드를 통해 EWC에 그런 힘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T1은 향후 기업가치 1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안 COO는 “현재보다 5배 큰 규모가 되는 것이 당장의 목표"라며 "흑자를 유지하고 더 큰 이익을 내는 것이 재정적 목표"라고 말했다.

아놀드 허 젠지e스포츠 최고경영자(CEO). [사진=e스포츠 재단]
젠지는 올해 EWC를 앞두고 다종목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아놀드 허 젠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몇 년간 참가 경험을 통해 어떤 팀을 내보낼지 어떤 종목으로 확장할지에 대해 보다 많이 알게 됐다"며 "세계 최고의 팀들과 경쟁하고 싶다"고 말했다.
허 CEO에 따르면 젠지는 미발표 사안을 포함해 현재 약 13개 팀으로 확장했다. 그는 "젠지에 의미가 있고 우위를 가질 수 있으며 세계적 수준으로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종목으로 확장하고자 한다"며 "젠지가 가장 많은 e스포츠 종목이나 팀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최상위권을 두고 경쟁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젠지는 CPP를 구단의 기존 사업모델을 키우는 촉진제로 봤다. 허 CEO는 "CPP 프로그램은 팀을 흑자로 전환시키는 촉매 자체가 아니다"라며 "이미 작동하고 있는 사업모델을 더 빠르게 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허 CEO는 e스포츠 산업이 팀 수는 줄어들지만 실제 사업 기반을 갖춘 강한 구단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봤다. 후원 역시 구단의 핵심 수익모델이 아니라 이미 작동 중인 사업을 확대하는 보조 수단에 가까워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31일 e스포츠재단이 발표한 '클럽 파트너 프로그램 2026' 선정팀 명단. [사진=e스포츠재단]
이날 EWCF는 CPP를 통해 EWC를 단일 대회가 아닌 연중형 e스포츠 생태계로 확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스 야그노우 디렉터는 예선 단계부터 본선·시즌 회고·다음 해 준비까지 구단별 이야기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팬 참여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CPP 관련 캠페인 콘텐츠 조회 수는 3억회를 기록했다. EWC 기간 25개 구단은 경기 관련 콘텐츠와 소식을 통해 7500만명의 참여 팬을 끌어냈다. 구단들이 제작한 CPP 캠페인 콘텐츠는 약 350개다.
지역별 지원 범위도 넓힌다. EWCF는 올해 라틴아메리카와 인도 지역 파트너 슬롯을 각각 추가했다. 튀르키예 구단도 올해 처음 CPP에 참여한다. 한스 야그노우 디렉터는 한국과 중국처럼 산업 구조가 갖춰진 시장뿐 아니라, 팬층은 크지만 구조가 덜 발달한 지역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구단이 특정 대회 기간에만 선수를 확보하는 방식에는 선을 그었다. 한스 야그노우 디렉터는 "저희 관점에서 원하는 모습은 구단이 종목별 생태계를 위해 일 년 내내 해당 종목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규정상 EWC 종목에 참가하기 위해 선수를 빌려오는 행위는 금지한다"고 말했다.
EWCF는 오는 30일 EWC 2026 로스터 등록 마감일을 앞두고 첫 '로스터 매니아 쇼'를 진행한다. 해당 방송에서는 구단 관계자들의 전략, 선수들의 EWC 경험, 일부 독점 발표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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