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문턱서 넘어진 이노그리드, NHN클라우드 품에서 새 출발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왼쪽부터)와 김동훈 NHN클라우드 대표가 지난 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재팬 IT위크 스프링 2026’ 이노그리드·NHN클라우드 공동 부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오병훈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이노그리드가 NHN인재아이엔씨를 흡수합병하며 NHN클라우드 체제로 전환한다. 상장 고배를 거듭하고 이테크시스템을 거쳐 NHN클라우드에 안착한 이노그리드가 이번 합병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NHN클라우드는 자회사 NHN인재아이엔씨와 이노그리드 간 합병을 추진한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이노그리드가 NHN인재아이엔씨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합병비율은 이노그리드 대 NHN인재아이엔씨 약 1:31이다. 합병기일은 7월6일이며 합병 완료 후 NHN클라우드가 이노그리드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합병 이후 존속법인 이노그리드는 김명진 대표가 계속 이끌며 경영 연속성을 유지할 계획이다. NHN인재아이엔씨는 소프트웨어 개발·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2025년 기준 매출 약 324억원에 직원 100여명 규모다.
이번 합병 핵심은 기술과 운영·관리 역량의 결합이다. 이노그리드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 구축에 필요한 인프라부터 플랫폼, 통합관리까지 자체 솔루션을 갖추고 있으며 공공기관 보안 인증도 취득한 상태다. NHN인재아이엔씨는 클라우드 설계·구축·운영관리 전문 회사로, 이노그리드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현장 운영 역량을 보완해줄 수 있다는 평가다.
NHN클라우드 측은 “양사 합병을 통해 이노그리드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분야에서 기술과 운영, 관리 역량을 아우르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멀티클라우드 및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 대응 역량도 강화해 클라우드 전 영역을 포괄하는 풀스택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향후 이노그리드 지분 추가 획득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합병 배경엔 이노그리드 재무 부담이 작용했다는 시각이 있다. 이노그리드는 2006년 설립된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으로,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프라이빗·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급해왔다.
이노그리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2023년 329억원에서 2024년 296억원, 2025년 278억원으로 2년 연속 역성장했고 영업손실도 3년 연속 이어졌다. 2025년 영업손실은 약 36억원으로 2024년 44억원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흑자 전환에는 이르지 못했다.
클라우드 솔루션 매출 비중이 2023년 20%에서 2025년 39.5%로 빠르게 확대되며 솔루션 중심으로 체질 전환이 진행 중이지만 수익성 개선은 더뎠다. 이노그리드는 2024년 1월 코스닥 예비심사를 통과했으나 공모 청약 닷새를 앞두고 승인 효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태를 겪으며 상장이 좌절됐다. 이후 자금 압박이 심화되자 그해 12월 이테크시스템이 230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테크시스템 체제에서도 IPO 재추진을 이어가던 이노그리드는 약 1년 만에 다시 최대주주가 바뀌게 됐다. 이노그리드의 NHN클라우드 편입 가능성이 거론되던 가운데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는 지난 8일 재팬 IT위크에서 “회사 변화와 무관하게 이노그리드는 기술특례 상장을 변함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 흑자 전환하고 이를 바탕으로 IPO에 재도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합병이 공식화된 이후에도 입장은 같다. 이노그리드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지만 사업 통합 후 수익성이 개선되면 기술특례 상장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NHN클라우드가 향후 지분을 추가 취득할 경우 최대주주 지분이 늘어나는 구조여서 IPO와의 양립 가능성은 변수로 꼽힌다.
과제도 남아 있다. 이노그리드는 네이버클라우드·KT클라우드·NHN·카카오엔터프라이즈·삼성클라우드 등 국내 주요 CSP 5곳 모두와 파트너십을 맺고 클라우드 재판매·운영관리(MSP) 사업을 영위해왔다.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포함한 퍼블릭 서비스 매출은 2025년 기준 약 4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4.7%를 차지한다. NHN클라우드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타 CSP와의 사업 관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이노그리드 측은 “NHN은 물론 타 CSP와의 사업도 종속되지 않는 방향으로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NHN인재아이엔씨는 현재 구로구에, 이노그리드는 중구 을지로에 위치해 있다. 이노그리드는 합병 완료 후 사옥 통합 방안을 검토 중이며 사명 변경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HN클라우드 측은 “이번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클라우드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성장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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