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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D톡스] 신현송, 한은 입성 ‘빨간불’… 도덕적 흠결 넘을까?

이호연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4월 17일 서울 중구 한화금융플라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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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한국은행의 차기 수장 인선 과정에 예상치 못한 급제동이 걸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청문회 당일은 물론 지난 17일 추가 논의에서도 불발되며 사상 초유의 ‘임명 지연’ 사태가 현실화하고 있다.

2014년 한은 총재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래 당일 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적 석학으로 기대를 모았던 신 후보자가 정책 역량이 아닌 ‘신상 리스크’에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여야 대립의 핵심은 신 후보자 장녀의 국적 및 여권법 위반 의혹이다. 영국 국적을 취득한 딸이 국적 상실 신고를 하지 않은 채 한국 여권을 재발급받아 사용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야권은 이를 ‘중대한 위법’으로 규정했다.

앞서 신 후보자는 국내외에 주택을 3채 보유한 점, 가족 모두 외국 국적을 가진 점, 금융 자산의 90% 이상이 외화 자산인 점으로도 도마위에 올랐다. 이 외 강남 아파트 갭투자 논란과 이중 학적 문제까지 더해졌다. 후보자는 “고의적 행위는 없었다”며 고개를 숙였으나 ‘검은머리 외국인 총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문회에서 드러난 신 후보자의 정책관을 살펴보면, 그는 현재 우리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숙제로 ‘물가’를 꼽았다. 성장과 물가 사이의 우선순위를 묻는 질의에 그는 “지금 상황에서는 물가가, 특히 한국처럼 유가에 이렇게 민감한 경제에서는 유가 충격이 상당히 큰 만큼 물가에 무게를 두겠다”고 답했다.

중동 전쟁의 장기화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될 경우 통화정책의 역할, 즉 추가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최근 환율 상승 배경으로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유가 상승과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 확산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장외 파생상품 등 역외거래를 지목하며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현재의 고환율 상황은 과거 외환위기와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외환보유액은 대외충격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는데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며 “과거와 달리 달러 유동성이 양호하고 외화자금 조달 여건도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환율 대응 방향과 관련해서는 환율 수준(레벨)보다 변동성 관리에 방점을 찍었다.

재정 정책과의 공조에 대해서는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성장률을 0.2%포인트가량 끌어올리는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추경이 민간 자금의 재분배일 뿐 통화량에는 중립적”이라면서도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수요 확대로 장기적 재정 건전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오는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 건을 논의한다. 경제 수장의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의 불확실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현 이창용 한은 총재의 임기는 20일까지다. 신 후보자의 전문성이 도덕적 흠결을 덮을 수 있을지, 시장과 정치권의 눈 쏠리고 있다.

이호연 기자
l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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