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노동자 '아틀라스'가 온다…일자리 불안 뚫고 현장 안착할까 [산업AX파일]

1월8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현대자동차 부스에서 로봇 아틀라스가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굴뚝산업으로 불리는 중후장대 산업에서도 인공지능 전환(AX)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AI는 기술 도입을 넘어 산업 경쟁력 판도를 바꾸는 흐름입니다. 이같은 'AI 대전환'에 주목하며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생산공정·품질·안전 등 산업 현장 전반으로 AI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산업AX파일>을 통해 AX 시대 제조업 현재와 변화 방향을 따라가봅니다. <편집자주>
올해 초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현대차그룹이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는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360도 회전하는 관절로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스스로 판단해 부품을 옮기는 모습은 로봇이 실제 제조 현장에 투입될 날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2028년까지 미국 공장에 배치하고 2030년까지 연간 최대 3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물류와 단순 반복 작업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가 결합해 생산성을 높이는 ‘인간 중심 AI 로보틱스’ 전략의 일환이다.
현재 자동차 공장은 차체·도장 공정을 중심으로 80~90%의 자동화가 이뤄졌지만 최종 조립을 담당하는 의장 라인 자동화율은 30% 안팎에 머물러있어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절실하다. 그러나 학습 능력을 갖춘 아틀라스 등장 이후 사람이 맡던 자리를 휴머노이드가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은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국내 현대차 노조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차는 공식적으로 국내 공장 도입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혁신 기술이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불안감은 고용 안정 대책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사양이 다양하고 정밀한 판단이 필요한 공정을 로봇이 완벽히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현대차 내부 로봇 전담 연구조직 로보틱스랩의 최리군 상무는 지난 17일 국회 세미나에서 이러한 우려에 대해 현실적인 진단을 내놓았다.
최 상무는 “제조 현장의 일자리 변화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아직 어떤 형태로 변화가 나타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어 “제조업 일자리 문제는 다른 직종이 인공지능으로 어떻게 변하는지 먼저 관찰한 뒤에 고민해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4월17일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기술과 정치 연구회' 세미나에서 최리군 상무가 발표하고 있다.[사진=윤서연 기자]
현시점에서 로보틱스가 주목하는 지점은 ‘노동력 부족’의 대안이다. 현장 내 단순 반복 업무나 야간 배송 등 사람이 기피하는 영역부터 로봇을 투입해 공백을 메우는 것이다. 최 상무는 “병원 야간 근무를 대신할 배송 로봇 수요가 많은 것처럼 기피 직무부터 로봇이 맡아 노동력 감소 문제를 완충하는 것이 현명한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아틀라스를 앞세워 휴머노이드의 기술적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면 현대차 로보틱스랩은 내부 전담 연구조직으로서 로봇의 사회적 역할과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로봇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기술을 우선 접목하고 다양한 업종과 파트너십을 맺어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 로보틱스랩이 지난해 선보인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는 공장 근로자의 근골격계 부담을 줄여주는 ‘인간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올 하반기 판매 예정인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 또한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즉각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설계해 로봇의 실용성을 극대화했다.
다만 상용화를 가로막는 병목 현상은 숙제다. 작은 시장 규모로 인한 높은 단가·총소유비용(TCO) 부담·현장 인프라 연동 비용 등이 걸림돌이다. 특히 로봇이 물체를 잡는 힘(촉각)과 같은 3차원 데이터 확보는 피지컬 AI의 본질적 한계로 꼽힌다.
최 상무는 “그룹 내에서 로보틱스는 아틀라스를 필두로 한 전사적 핵심 과제”라며 “제조부터 구매까지 그룹 차원의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지만 공급망 강화와 수요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고민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접점이 어디인지 핵심 승부처인 ‘울돌목’을 찾아내 최적화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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