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마저 탔다” 남겨진 삼성·메리츠…발행어음 ‘막차 경쟁’에 속 타는 박종문號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 [사진=삼성증권]
[디지털데일리 강기훈기자]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시계가 당분간 늦춰지게 됐다. 금융위원회가 삼성증권이 연루된 불건전 영업행위 의혹을 의식해 정례회의에 인가 안건을 상정하지 않아서다. 이에 기업금융(IB)에 힘을 주던 박종문 대표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15일 열린 정례회의에 삼성증권의 발행어음업 인가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해당 안건은 지난 8일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를 통과해 이날 상정이 유력시됐던 상황이었다.
증선위 심의 직후 열린 정례회의에 발행어음 인가 안건이 상정되지 않은 사례는 삼성증권이 유일하다. 삼성증권과 함께 발행어음업 인가에 도전했던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은 모두 증선위 통과 이후 열린 정례회의에서 사업권을 따냈다.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의 불건전 영업행위 관련 제재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점이 금융위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 나온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일부 초고액자산가 거점 점포에서 이뤄진 불건전 영업행위와 관련한 제재안을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증권에는 6개월 영업정지 처분이, 박종문 대표 등 임직원에게는 주의적 경고 처분이 내려졌다.
다만 이 제재안은 아직 증선위와 금융위 정례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다. 금융위가 제재와 인가 문제를 함께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인가가 늦어지면서 박 대표의 IB 청사진 역시 암초를 만났다. 자산관리(WM)와 리테일 부문에서 강자로 자리매김한 삼성증권으로서는 수익 다각화를 위해 IB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삼성증권은 1조84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다만 IB 부문은 구조화금융 부진으로 순이익이 전년 3148억원보다 3%, 94억원 줄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발행어음업을 영위하면 자기자본의 2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며 “인수금융 등 IB 분야에 투입할 실탄이 늘어나는 셈이어서 발행어음은 IB 강자를 노리는 증권사에 필수적인 관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이번에 좌초됐다고 박 대표의 IB 계획에 완전히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제재 리스크가 길어질수록 인가 이후 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점은 삼성증권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발행어음 인가 지연과 관련해 삼성증권은 “당사는 금융위의 결정을 차분히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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