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계

피지컬AI 시대, '로봇 주권' 부상…"독자적 기술 생태계 구축해야"

김유진 기자

전진우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수석연구원이 4월1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심토스(SIMTOS) 2026 글로벌 제조 AX 혁신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유진기자]

[디지털데일리 김유진기자] 데이터 처리를 넘어 실제 현장에서 스스로 판단하는 피지컬AI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한국 제조업 혁신을 위해 국내 기술 생태계 구축과 로봇 주권 확보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외산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내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진우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수석연구원은 1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심토스(SIMTOS) 2026 글로벌 제조 AX 혁신 컨퍼런스'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로봇 운영체제(OS)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하며 '로봇 주권'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진우 수석연구원은 "로봇은 단순한 기계 장치가 아니라 우리 제조업의 소중한 데이터를 담아내는 지능형 그릇"이라며 "글로벌 기업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를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제조업 강점인 숙련공 노하우를 피지컬AI 핵심 자산으로 꼽았다. 전 수석연구원은 "대한민국 AI 대전환은 단순히 외산 로봇을 도입하는 데 있지 않다"며 "우리 기술 장인들이 가진 정교한 현장의 손맛을 디지털 데이터로 기록하고 이를 로봇 지능으로 이식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장영재 카이스트 교수 역시 파편화된 제어기 환경에서 벗어나 전체적인 데이터 구조를 우리 기술로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한 과감한 국내 솔루션·플랫폼 도입과 국내 성장 기반 마련을 촉구했다.

장 교수는 "현재 많은 제조 현장이 여러 종류의 외산 제어기와 센서를 혼용해 쓰다 보니 데이터 기준이 모두 달라 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에도 우수한 솔루션 플랫폼이 많은데 기존에 쓰던 외산 제어기 등을 바꾸는 것을 겁내고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하지만 정작 반대하는 사람 중에 실제로 새로운 통합 시도를 해본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편 장 교수는 이 같은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공장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관점의 부재를 지목했다. 개별 설비나 공정 단위로 나뉜 AI 도입 방식으로는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는 "부분적으로 인공지능을 도입하면 결국 기술 전시장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공장의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려면 운영 전반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유진 기자
eugene@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