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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디지털 트윈으로 품질 확보 ‘지름길’…기간 절반 단축

윤서연 기자

민은기 현대차 책임매니저가 4월1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심토스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유진 기자]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현대자동차가 사람 경험에 의존하던 자동차 부품 공정 설계를 인공지능(AI)과 시뮬레이션 기반으로 전환하며 품질 확보 기간을 크게 줄이는데 성공했다. 가상 공간에서 공정을 사전에 검증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로 생산 효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16일 민은기 현대차 책임매니저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생산제조기술전시회 ‘심토스(SIMTOS) 2026’에서 이 같은 혁신 사례를 발표했다.

기존에는 새로운 공법을 도입할 때마다 실제 공장에서 시험 생산을 반복하며 조건을 수정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는 시간과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현대차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제 공장과 동일한 환경을 가상 공간에 구현한 디지털 트윈을 도입하고 공정 조건에 대한 가이드를 마련했다.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는 금속을 녹여 붓는 온도나 속도 등 복잡한 변수를 가상 공간에서 무한히 시험할 수 있다. 설비를 구축하기 전에 최적 조건을 데이터로 먼저 도출할 수 있어 실제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량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최근 현대차가 개발 중인 고난도 신공법에도 적용됐다. 현대차는 전기차 모터 내부의 영구자석을 알루미늄으로 대체하는 공법을 추진하고 있다. 모터 내부의 좁은 틈새에 알루미늄을 정밀하게 채워야 해 공정 제어 난도가 높지만 시뮬레이션을 통해 설계부터 온도와 속도 조건까지 단계별로 최적화해 기포와 수축 불량 문제를 해결했다.

민은기 책임은 “이번 신공법은 주조 방향과 온도 조건이 기존과 달라 사람의 경험만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해석 기반 접근과 컨트롤 가이드를 통해 공정 이해도를 높이고 현장에 적용 가능한 기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 과정에서 최적화 해석을 적극 활용하면서 경험 의존을 줄이고 디지털 트윈 기반으로 공정 조건과 불량 유형 간 연관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기반 공정 설계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현대차에 따르면 실제 협력사가 양산 준비를 마치는 데 걸리는 품질 확보 기간은 기존 3개월에서 1.5개월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사전에 최적 조건을 확보해 현장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한 결과다.

현대차는 앞으로 AI와 디지털 트윈을 고도화해 사람 개입을 줄이고 기계가 스스로 최적 조건을 찾아 운영하는 ‘자율 제조’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125조원을 투자한다. 이 가운데 50조5000억원을 AI와 로봇 디지털 트윈 등 신사업에 투입해 미래 AI 자율제조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실제와 동일한 도로와 공장 환경을 구현한 디지털 트윈 공간에서 반복 학습을 진행하며 기술 고도화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 협력해 ‘엔비디아 옴니버스’를 활용한 공정 사전 검증 체계도 구축 중이다.

민 책임은 “신공법 개발 과정에서 품질 확보 기간을 줄이고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초기 공정 조건을 설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제조 AI 전환 흐름과 대량 생산 환경을 고려할 때 디지털 트윈 기반 접근은 경험 의존을 줄이고 오류를 낮추면서 공정 효율과 경제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윤서연 기자
yun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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