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통위 개편 취지 무색…OTT 관할 갈등에 법제화 ‘혼선’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유튜브·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숏폼 등 뉴미디어 산업을 겨냥한 법제화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정책 방향성과 별개로 OTT 관할을 둘러싼 부처 간 갈등이 이어지면서 입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방위는 오는 22일 ‘디지털크리에이터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 공청회를 열고 업계 및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현재 과방위에는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발의한 ‘디지털크리에이터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과 최형두 의원이 발의한 ‘디지털크리에이터 산업진흥법’이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은 디지털크리에이터 산업의 진흥과 성장 기반 조성을 골자로 한다. 다양한 분야의 제작물 제작 및 유통 활성화를 위한 인력 양성과 함께, 부적절한 정보에 대한 가이드라인 및 행동강령을 마련해 건전한 유통 환경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입법 논의가 부처 간 역할 정리 없이 병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OTT를 포함한 뉴미디어 정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가 나눠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법적 근거와 정책 주도권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아 부처 간 이견과 혼선이 지속되고 있다.
당초 분산됐던 방송 기능을 통합해 정책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과기정통부가 담당하던 방송진흥 정책 기능이 방미통위로 이관됐지만, OTT는 부처 간 이견이 지속되면서 명확한 관할 정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상임위 간 입법 논의도 병행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역시 앞서 유사한 취지의 법안을 마련해 공청회를 진행한 바 있다. 뉴미디어 영상콘텐츠가 유튜버 중심의 1인 미디어를 넘어 OTT·숏폼·버추얼 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별도 정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뉴미디어영상콘텐츠산업 진흥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두 법안을 둘러싼 부처 및 상임위 간 시각차는 뚜렷하다. 과기정통부는 기존 ‘문화산업진흥기본법’과 ‘콘텐츠산업진흥법’으로도 상당 부분 포섭이 가능한 상황에서 ‘뉴미디어영상콘텐츠산업 진흥법’이 추가될 경우 정책 중복과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문체부는 OTT와 숏폼을 포함한 영상 콘텐츠 산업 전반을 문화산업 영역으로 보고 별도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입법 논의가 병행되는 배경에는 OTT를 둘러싼 정책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부처 간 경쟁이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디지털크리에이터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정보통신망 기반 제작·유통 콘텐츠 전반을 ‘디지털 크리에이터 제작물’로 정의해 OTT를 포괄하는 반면, ‘뉴미디어영상콘텐츠산업 진흥법’은 OTT를 온라인 영상 콘텐츠 유통 사업자로 규정하고 있어 개념적 충돌이 불가피한 구조다.
업계에선 부처와 상임위가 관련 산업을 각자 관할하려는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정책 방향 논의가 지연되고 그 사이 정책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업계 전문가는 “(뉴미디어영상콘텐츠산업 진흥법의 경우) 유튜브 크리에이터, 숏폼, 버추얼 휴먼, OTT 등은 산업 구조와 수익 모델이 모두 다른데 이를 하나의 법으로 묶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불공정 문제 해결을 내세웠지만 표준계약서 등 임의 규정 중심이라 실제 보호 장치로 작동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콘텐츠산업진흥법 등 기존 제도로도 상당 부분 포섭이 가능한데 별도 법을 만드는 것은 중복 입법 성격이 강하다”며 “전담기관 지정 역시 기존 기관과 역할 구분이 불명확한 데다 부처 간 협의 구조만 강조돼 정책 주도권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문가는 “미디어 분야에서 성장과 한류 확산을 견인할 수 있는 영역이 OTT에 집중되면서 정책적으로도 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그동안 분산된 방송 정책을 통합하기 위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립 등 거버넌스 개편을 추진해온 점을 고려하면, OTT를 둘러싼 논쟁이 지속되는 상황은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처 간 협의와 역할 조정을 통해 보다 일관된 정책 방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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