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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호 칼럼] '서울대 10개 만들기', 서울대병원 10개 만들기와 함께 해야

오승호 대기자

서울대학병원 <자료사진> 연합뉴스

교육부가 15일 '서울대 10개 만들기' 일환으로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3개 거점국립대학에 학교당 1000억원 안팎의 예산을 더 투입해 '브랜드 단과대학', '인공지능(AI) 거점대학' 사업을 패키지로 집중 지원한다는 것이 골자다.

최교진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3개 대학에서 성공적 모델을 창출한 뒤 나머지 대학으로 단계적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3개 거점국립대 집중 지원 기간은 5년으로, 결코 3개 대학만 하는 것이 아니고 나머지 6개 대학도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육부의 발표 내용을 보면서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대한 의지가 약해진 것은 아닌지, 궁금증을 갖게 한다.

이 국정 과제에 올해 8855억원을 포함해 2030년까지 5년 간 4조원의 예산이 들어가게 된다. 최 장관은 "집중 육성 대학은 특성화 분야에서 세계 대학평가인 QS 순위 20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QS 세계대학 평가에서 서울대는 38위였다. 200위권은 100위권 안팎인 서울 유명 사립대를 밑도는 수준이다.

지방거점대 학생 1인당 교육비도 서울대의 약 70% 수준(2030년 4400만원)까지 높여나간다고 한다. 그 정도 예산으로 교육의 질을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지 이해하기 힘들다. 2024년 기준 서울대 1인당 교육비는 6000여만원이었다.

지방거점대학을 서울대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만든다는 국정과제는 수도권 1극 체제 타파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핵심 사안이다. 프로젝트 추진 초반부터 자신이 없어 보인다. 부처 간 협의 과정에서 예산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한 것은 아닌지 사뭇 궁금해 진다.

3개 대학은 7월 이후에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1970~80년대 부산대(기계공학)와 경북대(전자공학), 전남대(화학공학) 등의 예처럼 어떤 대학이 선도대학으로 뽑힐 지 주목된다. 당시 이들 대학은 각각 창원(기계), 구미(전자), 여천산업단지(화학)와 연계해 경쟁력을 키웠다.

교육부는 3곳을 우선 지원해 모범 사례로 만든 뒤 단계적으로 확산하는, 일종의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는 복안인 것 같다.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 9곳에 해당되지 않는 지방 국·사립대의 목소리도 경청하기 바란다.

교수신문이 지난달 24~30일 교수 5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의 실효성을 묻는 질문에 ‘거점국립대 이외의 대학들은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응답이 40.9%로 가장 높게 나왔다고 한다. ‘대학 서열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는 응답은 6.9%에 불과했고, 주관식 답변에서는 "서울대 10개가 아니라 아이비리그급 1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고 한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모델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인구 3900여만명의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캘리포니아대는 버클리를 비롯해 10개의 캠퍼스가 있다. UC버클리, UCLA 등 서울대 수준의 세계적인 공립대학들이다. 만약 우리나라도 서울대 브랜드를 공유하게 된다면 서울대에 9개 국립거점대학이 있는 지역 이름을 붙이는 식으로 학교 이름을 정할지, 고민이 많을 것이다.

지방 거점국립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려서 서로 경쟁하는 풍토를 조성한다면 지역경제를 살리고 교육 양극화와 부동산 문제를 해소하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간과해선 안될 점은 교육 못지 않게 의료 격차도 줄여야 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지방에 좋은 대학들을 육성한다고 해도 의료시설이 시원치 않으면 결국은 수도권으로 이동하게 된다. 직장 은퇴 이후 병원 때문에 지방으로 내려가는 것을 머뭇거리는 베이비부머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2023년 10월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안민석 의원의 ‘서울대병원 환자 및 진료비 현황’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서울대병원 환자 수 95만여명 가운데 서울 이외 지역의 원정 환자는 46만 5000명(48.9%)이었다. 이 병원의 지방환자 진료비는 8946억원으로 1인당 192만원이었다고 한다.

당시 안 의원도 수도권과 지방의 의료 서비스 불균형 해소를 위해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함께 서울대병원 10개 만들기를 중·장기 정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교육 문제만으로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일자리는 물론 의료, 문화, 보육시설 등의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서울대병원 10개 만들기도 함께 추진할 때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2023년 지방국립대 병원을 '빅5' 수준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 지 점검하기 바란다.

디지털데일리 주필

서울신문 편집국장, 논설위원을 거쳐 아리랑국제방송 시사보도센터장을 역임했다.

오승호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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