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한미 기술협력 가교 자처”…쿠팡, 韓AI 스타트업에 1200억 베팅

[사진=쿠팡]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쿠팡이 최근 3년간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술 스타트업에 8400만달러(약 1200억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사업 전반에서 AI·로보틱스 기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관련 투자 규모를 공개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세마포 월드 이코노미’ 행사에 참석해 AI 관련 세션에서 한국 등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사례를 소개했다.
로저스 대표는 “쿠팡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기술 기업으로서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우리가 사업을 영위하는 국가들 간의 경제·기술 협력을 잇는 핵심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며 “AI를 통해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국가 안보를 강화하며 글로벌 무역을 재정의하는 차세대 혁신가들을 지원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매체 세마포(Semafor)가 주최하는 세계경제정상회의는 미국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린다. 로저스 대표는 대표적인 투자 사례로 한국 AI 로봇 스타트업 콘토로(Contoro)를 소개했다.
그는 “AI 기반 자율 로봇을 한국 및 기타 지역 쿠팡 물류 현장에 시범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한국 물류 환경에 맞춰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지식과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협력은 콘토로 로봇 기술의 글로벌 확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의 출발점으로 한국이 검토되고 있다.
또 “로봇 팔에 부착된 흡착판 기술을 활용해 배송된 소포가 찌그러지거나 손상된 경우에도 정확하게 옮겨 포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콘토로의 한국계 창업자인 윤영목 대표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장학금을 받아 공부한 뒤 텍사스에서 회사를 키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진=쿠팡]
콘토로가 개발한 로봇팔은 글로벌 물류 컨테이너와 트럭 등에서 박스를 하역하는 작업에 특화돼 있다. AI와 인간 지능을 결합한 기술로 원격 제어가 가능하며, 다양한 크기와 무게의 박스를 처리할 수 있어 하역 작업 성공률은 99% 수준이다.
특히 물류센터, 항만 등 다양한 현장에 적용될 경우 공급망 전반의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또 거대언어모델(LLM)이 로봇과 직접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고 기계 성능 변화를 진단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로봇의 학습과 유지보수를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구조로, 향후 로보틱스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지난해 초 콘토로의 1200만달러(약 18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에 참여한 바 있다.
쿠팡은 “콘토로와의 협력은 최근 체결된 미·한 기술번영협약(U.S.-Korea Tech Prosperity Deal)의 취지와 궤를 같이한다”며 “양국 간 기술 협력을 확대해 공동의 국가 안보 우선순위를 공고히 하고 연구개발을 가속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로저스 대표는 쿠팡에 대해 “스타트업 DNA를 가진 기술 회사로, 지난해 매출이 약 350억달러에 달한다”며 “이커머스부터 식료품, 비디오 스트리밍, 핀테크, 클라우드 컴퓨팅까지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잘 알려지지 않은 가장 큰 미국 기업 중 하나로 전 세계 190개 지역 국가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가장 큰 시장은 한국”이라며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고용주로, 선진국에서 미국 기업이 이 정도 규모의 고용주가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존 휴즈 쿠팡 AI 및 혁신 정책 총괄과 콘토로의 윤영목 최고경영자(CEO). [사진=쿠팡]
그는 또 “하루 수백만 명의 고객에게 수억 개 품목을 배송하기 위해 AI와 자동화, 로보틱스를 활용하고 있다”며 “수요 예측 AI를 통해 고객이 주문하기 전 어떤 지역에서 무엇이 주문될지 예측해 반경 약 5마일 이내로 미리 배치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효율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스템은 자체 클라우드 인프라를 기반으로 운영되며 AI 학습과 데이터 처리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쿠팡은 2023년 벤처캐피탈 SBVA의 알파코리아펀드에 투자해 20개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확장을 지원했다. 한국 AI 로보틱스 기업 씨메스와 미국 테크 스타트업 템포 등에 대한 투자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의 알파코리아 소버린 AI 펀드에 750억원을 투자해 정부 모태펀드와 함께 15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했다. 이를 통해 국내 AI 스타트업과 성장기업 14개사에 평균 1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쿠팡은 “글로벌 사업 전반에 걸쳐 AI 기술과 머신러닝, 첨단 로보틱스, 스마트 물류, 클라우드 컴퓨팅 등 다양한 분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왔다”며 “AI 기술 스타트업 투자는 글로벌 커머스의 미래를 재정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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