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DS 호황 속 DX 부진’ 삼성전자…희망퇴직 착수, 배경에 촉각
희망퇴직금 최대 4.5억, 고연차 비용 부담 선제 대응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옥송이기자] 반도체 훈풍으로 역대급 1분기 실적을 낸 삼성전자가 내부적으로는 인력 구조 재편에 착수했다. 향후 발생할 비용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희망퇴직에 돌입하면서다.
14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희망퇴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희망퇴직은 총 3차에 걸쳐 진행되며, 이미 3월 말부터 4월 초 사이 1차 절차가 진행돼 대상자들에게 통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희망퇴직은 특정 사업부가 아닌 연령을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별했다. 1차 대상자의 경우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 출생자다. 정년을 앞둔 고연차 인력뿐 아니라 일부는 통상적인 임금피크제 연령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퇴직 보상 조건도 기존보다 상향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희망퇴직금은 기존 약 3억5000만원 수준에서 1억원가량을 추가 지급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 DS 실적 견인…DX 수익성 부담 지속
이번 조치는 표면적으로는 사업 구조 재편과 실적 대응 차원이지만 업계에서는 보다 구조적인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특히 반도체(DS) 부문이 50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사 실적의 약 90%를 견인한 것으로 관측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가격 상승과 AI 수요 확대가 실적을 끌어올린 영향이다.
반면 스마트폰·TV·가전 등을 포함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3조원에 못 미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제한된 것으로 평가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사업부 영업이익은 2조원대에 머물며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는 전 분기 약 60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적자 또는 소폭 개선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2분기에도 DS 중심 흐름이 이어지는 반면 DX 부문은 수익성 개선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DS 중심 실적 구조 아래 DX 부문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인력 재조정 성격으로 해석된다.
◆ 법정 정년 연장 논의와 맞물린 ‘선제 대응’ 분석도
특히 이번 희망퇴직은 단순한 실적 대응을 넘어 법정 정년 연장 논의와 맞물린 조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정부는 법정 정년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입법을 추진 중이다. 이는 국민연금 수급 연령이 점진적으로 상향된 데 따른 것이다. 1969년생의 경우 65세에 연금을 수령하게 되는데, 기존대로 60세에 퇴직할 경우 약 5년간 소득 공백이 발생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년 연장이 현실화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고연차 인력을 더 오랜 기간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하는 구조다. 공교롭게도 1969년생은 이번 희망퇴직 대상 구간에 포함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년 연장이 통과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 연령대를 보면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는 것 같다”며 “내부적으로도 법정정년 65세 연장 입법 추진과 이번 희망퇴직 전개가 연관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향후 비용 부담을 고려한 선제 대응 성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부장급 두터운 구조…비용 부담 확대 우려
삼성전자의 인력 구조 역시 배경으로 거론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직급 구조상 저연차보다 부장급 인력이 두텁게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 정년이 연장될 경우 해당 구간 인력이 장기간 유지되면서 임금피크 적용 범위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일정 수준의 보상을 제공하고 희망퇴직을 유도하는 방식이 선택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번 사례는 삼성전자에 국한된 이슈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법정 정년 연장과 국민연금 수급 시점 간 괴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 전반에서 고연차 인건비 부담이 구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주요 대기업들 역시 정년·임금피크·연금 체계가 맞물린 인력 구조 재편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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