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뻘 직원에 애인하자”…성추행 의혹 농협 임원, 사표 내고 수억원 퇴직금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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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경제지주 전직 상무, 부하 직원 강제추행 혐의로 피소
피해자 블라인드에 피해 호소 “극단 선택 시도로 입원 중”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농협개혁위원회’를 띄우며 내부통제 강화에 나선 농협에서 농협경제지주 고위 임원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은 징계 절차가 시작되기 전 사표를 내고 수억원대 퇴직금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면죄부 퇴직’ 논란도 커지고 있다.
13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 따르면 농협경제지주 소속 임원이었던 A씨는 지난해 11월 중순 부하 직원 B씨를 사적인 자리로 불러내 강제 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다.
피해자 측 주장에 따르면 A씨는 B씨가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신체 접촉을 이어갔고, “애인하자”는 등의 부적절한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한 달 뒤인 지난해 12월 중순 경찰서를 찾아 사건을 접수했다. B씨는 “심각한 공황장애와 섭식장애를 겪으며 체중이 10㎏ 가까이 줄었다”며 “회사에서 신뢰했던 인물에게 배신당하며 삶이 무너졌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정신적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뒤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측은 사건 이후 조직 내부 대응도 미온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을 인지한 직후 농협중앙회 차원의 신고와 언론 제보를 추진하려 했지만, 관리자들로부터 “내부 절차로 해결하자”,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취지의 설득을 받았다는 것이다. 노조에도 면담을 요청했지만 일정 등을 이유로 거절당하는 등 조직 내 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은 가해자로 지목된 A씨의 퇴직 처리 과정에서 더 커졌다. A씨는 피해 신고가 접수된 당일 곧바로 사표를 제출했고, 회사는 이를 즉시 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퇴직금도 전액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성비위 등 중대 비위 의혹이 제기되면 징계 절차가 끝날 때까지 의원면직이 제한돼야 하지만, 농협이 이를 사실상 방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사건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 이후 재수사 단계에 들어갔다. B씨가 지난달 국민신문고에 피해 내용을 올렸고, 이를 계기로 지난 11일부터 경찰이 다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중앙회는 “사안을 엄중하게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중앙회 차원의 감사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농협경제지주 측에 질의했지만 피해자 보호와 개인정보 문제로 세부 내용은 밝힐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농협의 성비위와 내부 통제 부실 문제는 처음이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1월 공개한 ‘농협중앙회·농협재단 특별감사 중간 결과 발표’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임직원 범죄행위에 대해 고발이 원칙인데도 2022년 이후 징계 21건 가운데 범죄 혐의가 있는 6건에 대해 고발 여부를 심의할 인사위원회조차 열지 않았고 실제 고발도 하지 않았다.
이들 6건은 성비위와 업무상 배임 사건이었고, 성비위 사건 피해자도 모두 내부 직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역시 1박에 200만원이 넘는 출장비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강 회장은 현재 금품수수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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