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이어 코인원도 제재 철퇴…가상자산업계 줄소송 가나

[사진=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가상자산 업계가 금융당국의 전방위 제재에 직면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과 코인원에 자금세탁방지(AML)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수백억원대 과태료와 영업 일부정지 처분을 내리면서다. 여기에 업계 1위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FIU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하면서, 규제 당국과 거래소 간 법적 공방도 정면 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FIU는 지난 13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코인원에 영업 일부정지 3개월과 과태료 52억원 부과를 결정했다. 대표이사에게는 문책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현장 검사에서 확인된 코인원의 위반 사항은 약 9만건이다. 코인원은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16개사와의 거래를 지원해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이 여러 차례 거래 중단을 요청했지만, 코인원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게 FIU 판단이다.
실명확인 증표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고객확인 의무(KYC) 위반도 약 4만건 적발됐다. 고객확인이 끝나지 않은 이용자의 거래를 제한하지 않은 사례도 약 3만건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빗썸에 대한 제재 수위는 더 높았다. FIU는 빗썸에 영업 일부정지 6개월과 함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역대 최대인 368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빗썸의 위반 사례는 총 665만건에 이른다. KYC 위반이 약 355만건, 고객확인 미이행자에 대한 거래제한 의무 위반이 약 304만건, 미신고 사업자 거래가 4만5000건으로 집계됐다. 빗썸은 지난 23일 “법리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FIU를 상대로 영업정지 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 당장의 영업 차질은 피할 수 있다.
거래소들이 중징계에도 곧바로 소송전에 나선 데는 최근 업비트의 승소가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9일 두나무가 FIU를 상대로 낸 영업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쟁점은 100만원 미만 거래에 대한 미신고 사업자 차단 의무였다.
재판부는 규제 당국이 구체적 지침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후적으로 조치가 미흡했다는 이유만으로 기업에 고의나 중과실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업비트가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내부 통제 장치를 마련한 점도 고려됐다.
업비트 승소는 현재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코인원과 빗썸에도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규제 공백기 동안 이뤄진 거래를 두고 거래소의 관리 책임을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느냐가 향후 소송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인원은 이번 제재와 관련해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행정소송 제기 여부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이사회를 통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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