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뷰] “지화자 좋다!” 고양에 울려 퍼진 ‘한국어 떼창’…BTS, 4만 여 아미와 달궜다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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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조은별기자] “지화자 좋다”
‘왕의 귀환’에 보랏빛 물결이 넘실댔습니다. 11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 모인, 국적도 언어도 서로 다른 4만 4000여 명의 아미(ARMY·방탄소년단 공식팬덤)들은 방탄소년단의 히트곡 ‘아이돌’(IDOL)의 가사 “지화자 좋다”, “덩기덕 쿵 더러러”를 한 목소리로 따라 불렀습니다. 글로벌 성적을 위해 영어로 만든 곡을 발표했지만 전세계에서 몰린 아미들이 가장 사랑했던 곡은 ‘한국어’로 만든 곡들이었습니다.
군복무를 마친 그룹 방탄소년단이 11일 ‘BTS 월드투어 아리랑 인 고양’(BTS WORLD TOUR ARIRANG IN GOYANG) 두 번째 무대를 가졌습니다. 지난 2022년 월드투어 ‘퍼미션 투 댄스 스테이지’(PERMISSION TO DANCE ON STAGE) 이후 4년만에 재개되는 투어입니다. 방탄소년단은 공연에 앞서 발표한 신보 ’아리랑‘과 이번 월드투어를 통해 BTS 2.0시대의 막을 엽니다.
공연 전부터 주경기장은 이미 아미들의 열기로 예열됐습니다. 9일 첫 공연이 쏟아져 내리는 폭우로 ‘워터파크’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면 이날은 공연 전부터 보랏빛 한복과 방탄소년단 굿즈로 무장한 열정적인 관객들로 축제 분위기가 만연했습니다. 특히 한복과 댕기로 잔뜩 멋을 낸 외국인 관객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띄었습니다. 이들은 공연 시작이 다가오자 일제히 “BTS”, “김석진, 김남준, 민윤기,정호석, 박지민, 김태형, 전정국”을 외치며 파도를 타고 ‘왕의 귀환’을 겼습니다. 서로 다른 4억 4000여 언어를 사용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한국어’로 하나로 뭉쳤습니다.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뮤직]
첫 곡 ‘훌리건’부터 불타올랐습니다. 불붙은 횃대를 든 댄서들과 함께 강렬하게 등장한 일곱 남자들은 비 때문에 선보이지 못한 신곡 안무를 마음껏 보여주겠다는 듯 작정하고 ‘칼군무’의 정석을 보여줬습니다. 예전처럼 멤버 전원이 같은 각도에서 같은 안무를 보여주는 게 아닌, 자연스러워보이는 듯 합을 맞춘 군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미들은 멤버들이 물을 마시는 순간, 추워서 콧물을 흘리는 순간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연신 카메라를 치켜들고 환호했습니다. 정국은 “공연장을 뜨겁게 달구겠다”고 다짐했고 지민과 슈가는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했다. 열심히 준비한만큼 즐겨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제이홉도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함께 즐기자”고 권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의도답게 이날 공연 시작 전부터 국악 선율이 공연장을 채웠습니다. 드넓은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 한가운데 세워진 360도 무대는 그간 이 스타디움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꼽힌 시야 문제를 해결하며 스타디움 곳곳의 관객들이 멤버들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습니다. 경회루를 모티브로 한 정자형 파빌리온이 무대 중앙에 설치돼 흡사 조선시대 ‘연회’를 보는 듯한 인상을 안겼습니다. 무대 바닥은 태극기를 모티브로 설계됐고 사방으로 뻗은 돌출무대 역시 태극의 원형 문향은 건곤감리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됐다는 전언입니다.

그룹 방탄소년단 콘서트 '아리랑' 전경 [사진=빅히트뮤직]
‘데이 돈트 노 바웃 어스’’(They don’t know bout us)무대에서는 댄서들이 한국의 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미지를 스크린 장비에 구현해 퍼포먼스에 활용했습니다. ‘메리 고 라운드’(Merry Go Round) 무대는 승무에서 영감을 얻은, 천을 활용한 퍼포먼스로 한편의 동양화 같은 무대를 완성했습니다.
‘노멀’((NORMAL)무대는 수묵화에서 영감을 얻은 애니메이션 콘셉트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보디 투 보디’(Body to Body) 무대는 화룡점정이었습니다. LED 깃발, 상모가 떠오르는 LED 리본을 활용한 강강수월래 퍼포먼스로 ‘K댄스’의 진수를 선보였습니다. 쌀쌀한 날씨지만 쉴 새 없이 뛰어다닌 멤버들은 웃옷까지 벗으며 열기를 내뿜었습니다.
중간 VCR역시 한국적인 요소가 가득했습니다. 건곤감리가 상징하는 하늘, 땅, 물, 불에 음, 양, 순수까지 일곱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전개된 첫 번째 영상에서 푸른색, 붉은색 망토를 입은 댄서들이 태극을 형상화해 웅장한 분위기를 선사했습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방탄소년단을 방탄소년단으로 추억하게 하는 건 지금의 그들을 이 자리에 있게 한 히트곡 퍼레이드였습니다. ‘페이크러브’(FAKE LOVE), ‘낫 투데이’(NOT TODAY), ‘마이크 드롭’(MIC Drop), ‘불타오르네’, ‘아이돌’(IDOL 등 추억의 히트곡들을 부를 때 공연은 절정에 달했습니다.

방탄소년단 월드투어 '아리랑' 전경 [사진=빅히트뮤직]
30대에 접어든 멤버들은 예년처럼 몸이 부서질 듯한 칼군무를 보여주진 못했지만 그때의 감정이 담긴 목소리로 아미들과 시간 여행을 떠났습니다. 아미들 역시 목이 터져라 한국어 떼창으로 화답하고 발을 동동 구르는 춤으로 공연장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제법 쌀쌀해졌지만 아미들의 열기가 추위를 잊게 만들었습니다. 글로벌 히트곡 ‘버터’(Butter)와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부를 때는 공연장에 감동과 전율이 가득 찼습니다.멤버들이 즉석에서 'DNA'를 부르며 자신들도 잘 기억 안나는 9년 전 안무를 선보이자 아미들은 멤버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열광했습니다.
멤버들 역시 이날의 공연에 감동을 표했습니다. 지민은 “이틀 전, 첫 공연 때는 비 때문에 중요한 얘기를 하지 못했다”며 “투어 한지 6년 반, 앨범이 나온 지 4년, 보고 싶고 기다려줘서 감사했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 늘 여러분들에게 좋은 무대와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 늘 곁에 있어달라”고 말했습니다.
RM은 “돌아오기까지 오래 걸렸는데 진심으로 기다려주고 성원해 줘서 감사드린다. 중요한 건 우리 7명이 이 일을 같이 하기로 했다는 점, 그리고 또 하나는 우리가 여러분을 생각하는 진심이다”라며 “이 공연장을 아미들이 가득 채워준 걸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내가 정국이를 첨 봤을 때 15살이었는데 이제 벌써 30살이다. 우리 모두 독립된 객채로 이 일을 오래 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너그럽게 우리 변화를 믿고 지켜봐 달라”고 신보를 둘러싼 다양한 반응을 해명했습니다.
막내 정국도 “여러분들을 위해 몸이 부서져라 하겠다. 기다려준다면 다양하고 멋진 모습으로 보답하는 가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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