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배당’ 쿠팡, 1조4000억원 글로벌 투입…中企 수출길 넓힌다

대만 타이베이시 시내에서 쿠팡 배송기사가 로켓직구 상품을 배송하고 있다. [사진=쿠팡]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쿠팡 한국 법인이 지난해 매출 40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 1조6300여억원을 기록했다. 쿠팡은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모회사 쿠팡Inc에 글로벌 사업 투자 재원으로 1조4600여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처음 실시했다.
쿠팡이 글로벌 투자 목적의 배당을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한국 물류 인프라에 누적 9조원 이상을 투자해 9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가운데, 이번 배당은 대만 등 글로벌 시장 확대를 통해 국내 중소상공인의 수출 기반을 넓히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특히 쿠팡은 해당 배당이 쿠팡Inc 주주를 대상으로 한 현금배당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10일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감사보고서(별도 기준)를 통해 지난해 매출이 41조8984억원으로 전년(36조1276억원) 대비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6368억원으로 전년(1조2826억원) 대비 27.6% 늘었고, 순이익은 1조4868억원으로 전년 대비 89.4% 증가했다.
다만 이는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한국 사업에 국한한 실적이다. 대만 로켓배송과 파페치 등 글로벌 성장사업을 포함한 모회사 쿠팡Inc의 지난해 매출은 345억3400만달러(49조119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4억7300만달러(6790억원)로 집계됐다.
쿠팡은 지난해 한국법인 지분 100%를 보유한 쿠팡Inc에 1조4659억원(보통주 1주당 502만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배당은 대만 등 글로벌 성장사업에 대한 재투자 재원으로 활용돼 중소기업 수출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또한 쿠팡Inc 주주를 대상으로 한 현금배당과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쿠팡은 그간 국내에 6조원 이상을 투자해 약 9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앞으로도 지방을 중심으로 일자리와 배송 인프라 투자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쿠팡Inc는 대만을 비롯한 글로벌 성장사업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쿠팡은 “대만 로켓배송 물류 인프라 등을 포함한 글로벌 성장사업 투자 재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쿠팡Inc에 지급했다”며 “대만 등 글로벌 투자를 통해 한국 중소상공인들의 수출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어 “쿠팡Inc 주주를 위한 현금배당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중간배당금은 글로벌 투자를 위해 쿠팡Inc 법인에 지급된 것으로, 개인 및 기관 투자자 등 주주에게 배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2021년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Inc는 올해 초 연례보고서에서 “과거에도 주주 배당을 선언하거나 지급한 적이 없으며 향후 계획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에 따르면 중간배당금의 재원은 한국에서 발생한 영업이익이 아니다. 쿠팡이 6조원 이상을 투자해 국내 10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투자금이 글로벌 재투자 재원으로 활용됐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쿠팡Inc가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해 한국법인에 유상증자로 투입한 주식발행초과금의 이익잉여금 전환분(2조7500억원)이 재원으로 사용됐다. 쿠팡은 지난해 주식발행초과금(6조2159억원)으로 누적 적자(3조4650억원)를 상계하고, 나머지 2조7509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한 바 있다. 결국 중간배당 재원은 과거 유치한 해외 투자금의 일부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은 “과거 한국 법인에 사업 투자 목적으로 출자해 형성된 자본을 본사 차원에서 재배치하는 구조로, 기업의 일반적인 자본 배분 방식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중간배당금을 제외하고 지난해 당기순이익(1조4868억원) 등을 반영한 쿠팡의 이익잉여금은 2조7645억원으로 증가했다.

쿠팡의 대만 4번째 풀필먼트센터. [사진=쿠팡Inc]
◆대만서 중기 1만곳 수출 확대…국내 9만명 고용·9조 투자
이번 중간배당금을 통해 쿠팡이 지난해 대만 투자 확대에 집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성장사업을 확대 중인 쿠팡은 인구 2300만명, 유통시장 규모 200조원에 이르는 대만 로켓배송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쿠팡Inc는 지난해 2분기 대만 등 성장사업 투자 전망치(조정 EBITDA 손실)를 연초 대비 약 30% 상향한 9억5000만달러(1조3000억원)로 제시하며 “대만이 연간 투자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대만 등 성장사업 투자 규모는 9억9500만달러(1조4137억원)로 전망치를 웃돌며 최대치를 기록했다. 쿠팡Inc는 올해도 9억5000만~10억달러 수준의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쿠팡Inc는 최근 대만 타오위안에 4번째 풀필먼트센터를 건립하고 중남부 지역으로 물류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로켓배송 서비스 범위를 대만 전역의 약 7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대만 로켓배송 사업은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세 자릿수(100% 이상)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만 투자를 통한 한국 중소기업 수출 확대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대만에서 K뷰티와 식품 등 국내 중소상공인 1만여 곳의 수출이 확대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의 경우 지난해 현지 매출이 4~5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의 거래액은 2024년 기준 전년 대비 77% 증가했으며, 쿠팡 입점 업체 수는 30만곳에 달한다. 로켓배송 지역 확대에 따라 추가 수출 증가도 예상된다. 쿠팡은 통관·배송·마케팅 등을 일괄 지원하는 ‘원스톱’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는 지난 8일 충청권 중소상공인들과 만나 “대만 수출 확대를 포함한 해외 판로 확장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쿠팡의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파페치’는 올해까지 글로벌 수출에 참여하는 K뷰티 브랜드를 100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투자와 함께 국내 투자도 이어진다. 쿠팡은 “그동안 국내 물류 인프라에 6조원 이상을 투자해 9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향후 인구감소지역을 포함한 지방에 양질의 일자리와 빠른 배송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쿠팡은 창립 이후 미국·일본 등 해외 투자자로부터 6조2000억원을 유치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개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뉴욕증시 상장 첫해인 2021년 12억달러(1조4374억원), 2022년 7억달러(8716억원) 등 미국 금융시장에서 조달한 2조3000억원도 포함된다.
아울러 쿠팡은 2024년부터 2027년까지 3조원 이상의 추가 투자를 통해 전국 단위 로켓배송 체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광주, 천안, 남대전 등 4곳의 물류센터는 이미 운영 중이며, ▲경북 김천 ▲충북 제천 ▲경기 이천 ▲부산 ▲울산 등 5곳에서는 신규 센터 건립이 진행되고 있다.
이른바 ‘쿠세권’ 확대에 따라 지난달 경북 안동과 전북 군산 등 인구감소지역 30여개 시군구에 새벽배송이 추가 도입됐다. 쿠팡과 물류·배송 자회사의 직고용 인력은 2017년 1만3450명에서 올해 1월 기준 9만768명으로 약 7배 증가했으며,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고용 2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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