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IT사업 참여 포기 속출…IT장비 가격 폭등에 조달 ‘경고등’

[사진=챗GPT 생성이미지]
[디지털데일리 박재현기자] AI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맞물리면서 공공 IT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들이 서버를 비롯한 하드웨어(HW) 조달에 심각한 애로를 겪고 있다.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등 HW 장비 가격이 일제히 폭등하는 상황에서 현행 공공 계약제도가 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버, 스토리지, 스위치부터 PC까지 가격이 전부 올랐다. 한 IT서비스 기업 영업본부장은 “GPU 서버는 전년 대비 30~50% 가격이 올랐고 일부 고성능 모델은 납기가 3~6개월씩 밀리고 있다. 범용 서버·스토리지는 15~25%, 보급형 PC는 최근 3개월간 20~40%씩 가격이 뛰었다”고 말했다.
실제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IT서비스 업계에 따르면, 한 공공기관의 시스템 구축 사업에서는 HPE 서버 3대의 발주 금액이 CPU·메모리 수급 불안과 제조사 정책 변경으로 3억2000만원에서 4억6000만원으로 불어났다. 기존 발주 자체가 취소되면서 인상된 금액으로 재발주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 지자체의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도 마찬가지다. 서버·스토리지·SAN 스위치 등 장비 비용이 7억700만원에서 8억6500만원으로 1억5800만원 늘었다.
AI 기반 데이터 분석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행한 기업은 GPU 서버 특정 모델 품귀로 대체 자체가 불가능해졌고, 발주처에 납기 연장을 요청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또 다른 공사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은 2025년 12월 대비 인프라 가격이 150% 뛰면서 사업비가 2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사업 수·발주 간 시차에 있다. 공공사업은 ISP·ISMP 수립부터 실제 장비 납품까지 통상 4~5년이 소요된다. 이 긴 시차 동안 가격이 급등해도 계약금액을 조정할 방법이 없고, 납기 지연 시 지체상금 등 모든 책임은 수행사가 떠안게 된다.
가격 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해 사업 참여 자체를 포기한 기업도 여럿 존재한다.
SI 업계가 제시하는 해결책을 종합해보면 크게 5가지다. ▲가격 변동 시 계약금액 조정 허용(±10~15% 이상) ▲불가항력적인 납기 지연 시 지체상금 면제·완화 ▲일정 규모 이상 사업의 사전 장비 확보(선발주) 허용 ▲특정 대기업 중심 규격을 성능 기반으로 전환 ▲워크로드 기반 예산 수립 가이드라인 마련 등이다.
이 외에도 환율·원자재 급등 등 가격 상승에 대비한 물가변동 조항 추가와 장기 내구성 장비 도입을 장려하는 유지관리 제도 개선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관계자는 “장비 가격 상승분 미반영, 납기 지연 시 수행사 부담, 비현실적 예정가격 산정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최근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을 진행했다. 해당 결과를 토대로 관계부처 대상 제도 개선 건의를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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