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못 간 여행값 내놔라"…금감원, 카드사에 티메프 피해액 132억 환급 결정

장주영 기자

티메프 입점 셀러들로 구성된 티메프 피해 판매자 비상대책위원회가 피해 소비자들과 연합을 맺고 지난해 서울 신사동 아리지빌딩 티몬 사옥에서 함께 검은우산 집회를 열었다.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장주영 기자]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피해를 본 여행객들이 카드사로부터 결제 대금 132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9일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여행·항공권 상품을 신용카드로 할부결제하고도 티메프 피해 소비자의 경우, 카드사를 상대로 행사한 청약철회권(할부철회권)이 정당해 카드사가 결제 대금을 소비자에게 환급하도록 8일 결정했다고 밝혔다.

청약철회권이란 거래액 20만원 이상, 할부기간 3개월 이상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정당하게 공급받지 못한 경우 소비자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여행‧항공·숙박상품 할부결제와 관련해 금감원과 카드사 9곳에 접수된 분쟁민원은 1만1696건, 분쟁금액은 132억2000만원 수준이다.

지난 2024년 7월 티메프 사태 이후 한국소비자원이 내린 피해금액 배상 결정과 2025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금 환급 의결이 있었지만, 실질적이 소비자 피해 구제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미 위메프는 파산한 상태인데 더해 영세 판매사의 경우 배상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에 분조위는 대표 사례 두 건을 바탕으로 소비자가 할부결제를 한 경우 할부거래법을 적용해 소비자 피해 구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분조위에 따르면 대금 494만원을 3개월에 걸쳐 납부했으나, 상품 판매사로부터 여행 계약 이행 거절을 통보받은 A씨의 경우 티몬을 통해 결제를 취소하고 B카드사에 청약철회권을 행사했다.

A씨는 여행계약서 수령 이후 약속된 철회권 행사 기간을 넘겼지만, 분조위는 파산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대금 미정산의 위험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판단해 정당한 철회권 행사임을 인정했다.

대금 53만원의 5개월 할부 중 2개월만 납부한 상태에서 항공권 사용 불가 및 발권 취소를 통보받은 B씨 또한 티몬 결제를 취소하고, D카드사에 청약철회권과 할부항변권을 행사했다. 판매사의 채무불이행으로 할부계약을 이행할 수 없거나 취소된 경우 소비자는 항변권을 통해 잔여할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조위는 B씨도 마찬가지로 정당하게 재화를 공급받지 못한 상태이기에 할부거래법 제16조 제1항 제2호와 5호에 따라 정당한 할부항변권 및 청약철회권 행사라고 판단했다.

이로써 A씨와 B씨 모두 카드사로부터 할부금 전액을 환급받고 잔여 할부금 채무가 남아있는 경우도 면제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결정은 카드사와 소비자가 각각 조정안을 제시받은 후 20일 이내 수락할 경우 조정이 성립된다. 필요시 소비자를 위한 소송도 진행될 예정이다.

분조위 관계자는 "금감원은 금번 조정결정에 따라, 여타 여행·항공·숙박상품 등에 대해서도 금융소비자와 카드사 간의 사적화해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유도할 예정"이라며 "향후에도 분조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소비자권익 보호에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장주영 기자
jyjang01@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