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전환 없이 업무 완결”…세일즈포스 슬랙, AI 업무 운영체제로 진화

박세진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가 4월8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세일즈포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기업용 협업툴 슬랙이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채팅 창에 업무 지시를 입력하면 슬랙봇이 경쟁사를 분석하고, 마케팅 시안을 만들고, CRM 데이터를 직접 업데이트한다. 사람이 여러 앱을 오가며 처리하던 일을 슬랙 화면 하나에서 끝낸다는 구상이다. 모기업 세일즈포스는 이를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라 부른다.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같은 플랫폼 안에서 함께 일하는 기업의 다음 단계다.
세일즈포스가 8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맞춤형 AI 에이전트 ‘슬랙봇(Slackbot)’을 공개했다. 박세진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는 이날 슬랙을 ‘에이전틱 업무 운영체제’로 정의하며 “이제 기업은 단순 AI 검증 및 도입의 영역을 넘어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로의 전환을 통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슬랙봇은 지난 1월13일 정식 출시됐으며 이번 간담회를 통해 국내 처음 공개됐다. 슬랙 구독에 기본 내장돼 별도 설정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슬랙 채널에 쌓인 대화·업무·의사결정 히스토리를 학습해 개인의 업무 방식과 어조까지 파악한 뒤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능 면에서는 회의 내용을 자동 기록·요약하고 고객관계관리(CRM)와 연계해 후속 과제를 생성하는 ‘미팅 인텔리전스’, 반복 업무를 직무별로 표준화하는 ‘AI 스킬’, 여러 앱에 걸친 업무를 단일 워크플로우로 처리하는 ‘데스크톱 어시스턴트’가 대표적이다. 음성 입력, 딥 리서치, 사용자 업무 방식을 기억하는 메모리 기능도 더해졌다. 김고중 슬랙코리아 사업 총괄은 “슬랙봇을 잘 활용하고 있는 직원들은 매주 최대 20시간을 절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 현장에선 슬랙봇 데모가 시연됐다. 가령 신제품 프로젝트 담당자가 슬랙봇에 “지난 7일간 미완료 액션 아이템이 뭔지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슬랙봇은 관련 내용 리스트 정리, 문서 핵심 내용은 하이라이트 처리를 한다. “미팅 준비 도와줘”라고 입력하면 미팅 준비 체크리스트와 경쟁사 분석 초안까지 만들어 담당자에게 메일로 전달한다. 전 과정에서 화면 전환은 한 번도 없다. 슬랙 안에서 필요한 에이전트를 불러 업무를 완결하는 구조다.
주목할 부분은 슬랙봇이 챗봇에서 나아가 기업 내 모든 에이전트를 조율하는 ‘오케스트레이터’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이날 공개된 'MCP 클라이언트' 기능을 통해 슬랙봇은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트포스뿐 아니라 제3자 에이전트와 앱까지 사용자 권한에 따라 직접 호출하고 제어할 수 있다.
데모 시연에선 “프리미엄 간편식 시장 트렌드와 경쟁사를 분석해줘”라고 입력하면 리포트를 생성하고, 패키지 시안이 필요해지면 슬랙봇이 ‘어도비 익스프레스’ 에이전트를 직접 호출해 마케팅 시안까지 완성했다. 주다혜 슬랙 코리아 솔루션 엔지니어는 “로드맵상 3분기 중 에이전트포스 기반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을, 4분기 중에는 타사 에이전트까지 아우르는 ‘슈퍼 에이전트’ 기능을 순차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근명 세일즈포스 코리아 엔터프라이즈 아키텍트가 4월8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세일즈포스]
세일즈포스가 이날 강조한 또 하나의 개념은 AWU(에이전트 워크 유닛)다. 토큰 소모량만으로는 AI 에이전트의 실질적 가치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김근명 세일즈포스 코리아 엔터프라이즈 아키텍트는 “단순 검색이나 요약은 AWU로 집계하지 않는다”며 “영업 이메일 작성, 대출 심사 품의서 초안, CRM 레코드 업데이트처럼 실체적 업무 액션만 카운트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4분기 기준 세일즈포스 플랫폼에서 처리된 AWU는 약 7억7100만 건으로 전 분기 대비 57% 증가했다. 에이전트포스의 연간 반복 매출(ARR)은 약 8억달러(약 1조2000억원)로 전년대비 169% 성장했다.
슬랙 자체의 성장세도 이날 공개됐다. 세일즈포스가 슬랙을 인수한 지 5년간 매출은 2.5배 성장했고 지난해에만 신규 고객사 10만개가 추가됐다. AI 사용자는 900% 이상 늘었으며 월평균 전송 메시지는 240억건, 일간 메시지는 최근 10억건을 돌파했다.
세일즈포스는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의 근간으로 인포매티카·뮬소프트·데이터360·태블로로 구성된 데이터 파운데이션을 강조했다. 에이전트가 실질적인 가치를 내려면 기업 데이터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세일즈포스가 지난해 인포매티카를 인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세진 대표는 “CFO가 생각하는 재고의 의미와 재고 담당자가 생각하는 재고의 의미는 다르다”며 “이런 맥락을 이해하는 마스터데이터 관리가 에이전트의 실질적 가치를 좌우한다”고 했다. 그는 “강력한 에이전트 지능은 결국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위에서 완성된다”며 트러스트 레이어와 인포매티카 인수 이후 강화된 데이터 파운데이션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의 AI 전환을 엔드 투 엔드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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