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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號 카카오뱅크, 글로벌 진출 ‘액셀’…건전성은 ‘브레이크’

이호연 기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사진=카카오뱅크]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사진=카카오뱅크]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카카오뱅크가 이자이익 중심 수익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글로벌 확장과 비이자 수익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에 이어 몽골 진출까지 공식화하며 외연 넓히기에 나섰지만,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에 따른 건전성 부담은 향후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2026 프레스톡’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 로드맵을 공개했다.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안착과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에 이어 다음 진출지로 몽골을 낙점했다. 몽골 금융기관에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델(CSS)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수출한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뱅크는 앞서 2023년 인도네시아 슈퍼뱅크에 10% 지분 투자에 나섰고, 1년 뒤 현지에서 슈퍼뱅크가 공식 출범했다. 이 투자로 933억원의 이익을 거뒀으며, 해당 실적은 1분기에 반영될 예정이다.

티고르 M. 시아한 슈퍼뱅크 대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슈퍼뱅크는 올해 2월 기준 64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같은 기간 대출은 53%, 예금은 120% 성장했다. 회사 측은 15개월 안에 두 자릿수 수익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8% 수준이다.

태국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카카오뱅크는 태국 SCBX와 합작법인 ‘뱅크X’를 설립하고 내년 상반기 가상은행 영업에 나선다. 가상은행은 디지털 플랫폼만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다. 저축률이 낮고 사채 등 비공식 대출 비중이 높은 태국 시장에서 틈새를 파고들어 사금융의 제도권 금융 전환을 이끌고, 동시에 카카오뱅크의 디지털 금융 경쟁력을 글로벌 무대에서 입증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는 대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비이자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 시장이 정체되자 자산관리와 퇴직연금 등 신규 사업에 진출하고, AI 기반 결제·투자 기능도 도입하기로 했다. 하반기부터는 맞춤형 혜택 체크카드, 청소년·외국인 전용 카드, 두 번째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등 신규 카드 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단순 송금 기능을 넘어 ‘쓰고 불리는’ 금융 경험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대출 제한이 없는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 부문을 확대해 총량 규제 환경에서도 더 많은 성장을 해왔다”며 “가계대출 규제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을 통해 2030년까지 ROE를 1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문제는 건전성이다. 카카오뱅크는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를 피해 개인사업자 대출을 빠르게 늘려왔다. 1년 새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을 1.1조 이상 늘렸고, 지난해 말 기준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3조548억원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관련 대출을 1.2조원 줄이는 동안 카카오뱅크는 틈새시장을 파고든 셈이다.

공격적인 영업 확대의 부담은 연체율에서 드러났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1.50%까지 올랐다. 5대 은행 평균인 0.4% 안팎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전체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0.53%로 전년 0.47%보다 상승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자영업자 상환 능력이 약화하면서 건전성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연간 총여신 잔액 순증액 3조7051억원 가운데 30% 이상이 개인사업자대출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수익성 다각화를 위해 해외 진출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동시에 나서고 있다”며 “외형 확장이 빠른 만큼 리스크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글로벌 진출과 신사업 확대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호연 기자
l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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