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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학계 한 목소리 "한국형 DSA, 기본권 중심으로 설계해야"

채성오 기자

이주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4월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한국-EU 전문가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채성오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한국형 디지털서비스법(DSA)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국회와 학계는 표현의 자유와 이용자 보호를 동시에 담보하는 ‘기본권 중심’ 입법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기존 행정심의 중심 규제의 한계를 넘어 플랫폼 책임과 절차적 통제를 결합한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EU 전문가 포럼-디지털서비스법(DSA)의 균형모델과 한국형 입법의 실천적 과제'에서는 변화한 디지털 환경 속에서 한국형 DSA의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한 다양한 문제의식이 공유됐다.

이주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불법정보와 허위정보의 범람 속에서 표현의 자유를 어떻게 지킬 것인지, 피해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고민하며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진행해왔다”며 “현행 법 체계가 표현의 자유를 충분히 보호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상 기본권과 인권 보장을 중심에 두고 새로운 디지털서비스법을 만들어야 할 책무가 국회에 있다”며 “올해 1년이 걸리더라도 변화한 디지털 생태계에 맞는 한국형 디지털서비스법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민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현행 행정심의 중심 규제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플랫폼·알고리즘·AI 기술이 결합된 환경에서 허위·조작정보는 개인의 삶뿐 아니라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하는 수준”이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중심의 행정심의만으로는 대응에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DSA는 정부가 콘텐츠를 직접 심의하는 대신 플랫폼이 책임을 지고 공적 기관이 이를 감독하는 구조”라며 “한국도 행정 규제와 자율 규제를 결합한 협력적 거버넌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민수 의원(더불어민주당). [사진=채성오기자]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 [사진=채성오기자]

박지혜 의원(더불어민주당). [사진=채성오기자]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은 디지털·AI 환경의 양면성을 짚으며 제도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AI와 디지털 기술은 순기능뿐 아니라 사생활 침해·데이터 편향·사상의 자유 억압 등 보이지 않는 위험도 함께 존재한다”며 “이 기술이 인류에게 도움이 될 지 오히려 인간의 존엄을 해칠지에 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의 DSA 등에서 배울 점을 참고해 한국에서도 바람직한 제도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지혜 의원(더불어민주당) 역시 표현의 자유와 디지털 공간의 건전성 간 충돌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디지털 서비스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두 가치가 계속 충돌하고 있다”며 “DSA는 국가의 직접적 통제를 최소화하면서도 플랫폼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균형 모델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유럽 제도를 그대로 가져올 수는 없으며 한국의 법제도와 사회적 맥락에 맞는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언에 나선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플랫폼 중심 규율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가 직접 개별 게시물을 판단하고 통제하는 방식은 표현의 자유 문제를 피할 수 없다”며 “기술로 확산되는 문제는 기술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 교수는 이어 유럽과 미국 사례를 언급하며 플랫폼들이 자동화 기술과 신고 시스템을 통해 대규모로 콘텐츠를 자율적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박경신 고려대학교 교수. [사진=채성오기자]


그는 “법이 삭제를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신고가 들어오면 검토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복원 요청 절차를 통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구조”라며 “실제 운영 결과 복원 요청은 극히 일부에 그치고 대부분의 불법 콘텐츠는 제거되는 구조가 작동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국가의 강압 없이도 불법정보 대응과 표현의 자유 보호가 동시에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포럼은 이주희·김우영·한민수·전진숙·박지혜 의원·오픈넷·21조넷이 공동주최했다. 첫 세션에서는 암스테르담대학교의 Joris van Hoboken 교수가 DSA 개요를 기조발제하고 Menno Cox 유럽집행위원회 디지털서비스 글로벌 섹터장 및 Julian Ringhof 유럽집행위원회 DSA 정책관이 각각 DSA 구조와 거버넌스 체계 발표에 나섰다.

이어지는 2세션에서는 박경신 고려대학교 교수와 오병일 디지털정의네트워크 대표가 한국 인터넷 규제의 특수성과 현행 정보통신망법 체계·행정심의와 임시조치·협력적 거버넌스의 방향을 중심으로 한국형 디지털서비스법 입법 과제를 짚을 예정이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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