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전환했지만…비상교육, ‘단기빚’의 역설

양태회 비상교육 대표. [사진=연합뉴스·그래픽=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비상교육이 지난해 실적 개선에 성공했지만 재무 측면에서는 여전히 우려가 제기된다. 벌어들이는 돈보다 더 빠르게 돌아오는 빚 구조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8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비상교육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687억원, 영업이익 216억원, 당기순이익 21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에 비해 영업이익은 두 배 이상 늘었고 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254억원으로 개선되며 현금및현금성자산은 438억9458만원까지 증가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턴어라운드'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그러나 같은 재무제표 안에서 상반된 흐름이 감지된다. 지난해 말 기준 비상교육의 단기차입금은 1394억원에 달한다. 1년 전만 해도 단기차입금 500억원, 장기차입금 994억원으로 나뉘어 있던 구조가 1년 사이 뒤바뀌었다. 장기로 남아 있던 차입금이 사실상 단기로 이동하면서, 회사의 부채는 대부분 1년 내 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하는 구조로 재편됐다.
이는 단순한 회계상 분류 변경으로 보기 어렵다. 장기차입금이 줄었다고 해서 재무 부담이 완화된 것이 아니라, 상환 시점이 앞당겨졌다는 점에서 오히려 유동성 압박은 커진 셈이다.
현금과의 격차를 보면 구조는 더욱 분명해진다. 비상교육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약 438억원인 반면 단기차입금은 1394억원으로 약 900억원 이상의 차이가 난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 유동자산이 존재하지만, 이는 즉시 상환에 투입할 수 있는 현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영업으로 254억원의 현금을 벌어들였다는 점보다 단기차입 부담이 그 몇 배에 달한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사진=비상교육 홈페이지 갈무리]
유동성 지표 역시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지난해 말 기준 유동자산은 1564억원, 유동부채는 1945억원으로 유동비율은 약 80% 수준에 그쳤다. 실적이 회복된 시점에도 유동비율이 100%를 밑돌았다는 것은 벌어들인 현금만으로는 재무 구조를 안정시키기에는 부족했음을 의미한다.
손익 구조도 완전히 안심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16억원이지만 금융비용이 51억원 발생했다. 금융수익을 감안하더라도 약 39억원의 금융 순비용이 존재한다. 본업에서 벌어들인 이익 일부가 이자 비용으로 빠져나가는 구조다.
여기에 기타이익 93억원이 반영되면서 순이익이 확대된 점도 눈에 띈다. 실적 반등의 중심은 본업이지만 금융비용 51억원과 기타이익 93억원이 동시에 작용하며 순이익에는 영업 외 요인도 적지 않게 반영된 셈이다.
사업 구조 역시 명확다. 지난해 기준 비상교육의 출판사업은 291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T-러닝과 기타 사업은 각각 38억원·36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
회사 전체 영업이익 216억원은 사실상 출판사업이 벌어들이고 나머지 사업의 손실을 상쇄한 결과다. 외형적으로 디지털 학습과 에듀테크로 확장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지만 실제 수익의 중심은 여전히 전통적인 출판사업에 머물러 있다.
문제는 방향과 구조가 아직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사가 강조하는 성장 축은 온라인 학습 등 에듀테크를 총칭하는 T-러닝이지만 현재 이익을 만들어내는 사업은 출판이다. 새로운 사업은 적자를 내고 기존 사업이 이를 메우는 구조가 이어지는 한 실적이 개선되더라도 사업 체질이 바뀌었다고 보긴 어렵다.
교육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상교육이 진정한 턴어라운드 기업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흑자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단기화된 차입 구조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관리할 지와 더불어 출판에 집중된 수익구조의 다변화가 동시에 증명돼야 한다"며 "현재의 반등은 출발점일 수는 있지만 아직 결론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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