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사고나면 누구 책임?…'2단계→3단계' 문턱 못넘는 상황 언제까지

4월3일 곽수진 한국자동차연구원 본부장이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AI 자율주행·SDV 및 안전 기술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윤서연 기자]
[디지털데일리 윤서연기자] 차량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시대가 다가왔다. 소프트웨어정의차량(SDV)을 넘어 인공지능정의차량(AIDV)이 차세대 모빌리티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자동차 산업 경쟁 기준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다만 기술이 앞서갈수록 안전과 책임 문제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한국첨단자동차기술협회는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AI 자율주행·SDV 및 안전 기술 세미나’를 열고 자율주행 안전 이슈와 성능 검증 현황을 공유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곽수진 한국자동차연구원 본부장은 차량 선택 기준 변화에 주목했다. 그는 “이제 차 선택 기준은 어떤 칩이 들어가는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얼마나 잘 이뤄지는지가 좌우한다”며 “스마트폰처럼 차종이 달라져도 언제든 개인 맞춤 환경이 구현되는지가 중요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2026)에서 현대차·LG전자·현대모비스 등 주요 기업은 차량 하드웨어보다 AI·로봇 기술·소프트웨어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차량이 단일 제품을 넘어 서비스 플랫폼으로 재정의되고 있다는 의미다.
기술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차량은 하드웨어와 기능이 결합돼 개발이 끝나면 기능도 함께 고정됐다. 그러나 SDV와 AIDV는 차량 생애 전반에 걸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유지보수가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성능뿐 아니라 안전과 보안도 계속 개선된다. 결국 ‘지속적인 안전 확보’가 차량 경쟁력 핵심 조건으로 떠오른 셈이다.
문제는 자율주행 확산 속도에 비해 안전 확보는 아직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곽 본부장은 미국과 중국에서 로보택시 실증과 상용화가 확대되는 상황을 언급하며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로보택시 시장에서는 웨이모·바이두·테슬라가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웨이모와 바이두는 7세대 시스템으로 진입했고 테슬라는 대규모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현대차 미국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다만 기술 고도화에도 불구하고 사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2016년 미국에서는 자율주행 보조 기능 사용 중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2018년 우버 자율주행 차량도 보행자를 인식하지 못해 사고로 이어졌다. 최근 중국에서는 로보택시 약 100대가 동시에 멈추는 사례가 보고되며 소프트웨어 안정성 문제가 제기됐다.
곽 본부장은 “이런 사고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며 “자율주행의 지속적 안전관리 체계를 들여다봐야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완성차 업계가 완전자율주행으로 나아가고 싶어도 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점도 변수다. 자율주행 3단계부터는 사고 책임이 제조사로 넘어가는 구조다.
이에 많은 기업이 2단계 수준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중심 전략을 유지하며 책임을 운전자에게 두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유럽의 운전자 주행보조 체계 'DCAS'가 주목받고 있다. DCAS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는 조건에서만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해 최종 책임을 운전자에게 두는 방식이다. 기술 발전과 책임 구조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으려는 시도다.
그렇지만 국내에서 완전자율주행이 전면 허용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곽 본부장은 “자율주행차가 당장 도로를 달려도 이용자가 거리낌 없이 타기는 쉽지 않다”며 “기술뿐 아니라 이용자 수용성이 함께 따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 기술과 함께 제도와 보호 체계도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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