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룰러' 세금 논란, LCK의 기준은

지난 2월23일 홍콩 카이탁 아레나에서 열린 '2026 LCK컵' 결승전에서 승리한 젠지e스포츠 '룰러' 박재혁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LCK}
[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이름값이 큰 만큼 책임도 무겁다.
'룰러' 박재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리그오브레전드' 금메달 멤버이자 병역 혜택까지 받은 e스포츠 대표 선수다. 이번 세금 논란은 해명만으로 정리하기엔 사안의 무게가 크다.
박재혁 측은 부친 관련 인건비와 주식 명의신탁 문제로 받은 과세 처분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박재혁은 직접 입장문을 내고 고의적인 소득 은닉은 없었다고 밝혔고, 관련 세금도 모두 납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명이 곧 책임을 가볍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상징성이 클수록 더 높은 책임이 요구된다.
지난 1일 '2026 LCK' 정규 시즌이 막을 올렸지만 대중의 관심은 개막전보다 박재혁 논란에 더 머문다. 같은 날 LCK 사무국은 박재혁 논란에 대한 조사 착수와 조사위원회 구성 방침을 내놨다. 새 시즌 첫 장면이 축제보다 논란 대응이 더 부각되는 상황은 리그 차원의 조속한 정리와 기준 제시가 필요한 이유를 보여준다.
징계 수위보다 중요한 것은 판단의 기준이다.
LCK가 이번 사안에 어떤 조항과 어떤 논리로 조치를 결정하느냐는 앞으로 비슷한 논란을 다루는 기준선이 될 수 있다. 비슷한 논란이 다시 벌어졌을 때도 흔들리지 않는 잣대가 있어야 리그의 신뢰를 말할 수 있다. 선수의 이름값이나 여론의 크기에 따라 대응이 달라진다면 흔들리는 것은 한 선수의 입지에 그치지 않는다.
LCK는 이번 조사를 통해 무엇을 리그의 문제로 보는지 답해야 한다. 나아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고 어디까지 책임을 묻는지 보여줘야 한다. 이번 논란은 한 선수의 문제를 넘어 e스포츠가 어떤 기준으로 신뢰를 말할 것인지 묻는 장면이 됐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임기응변이 아니라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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