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커머스’ 미국은 1시간 승부…한국은 ‘다른 길’ 택했다

아마존 배송 트럭 [AP=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미국에서 초고속 배송 경쟁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아마존이 1시간·3시간 배송 서비스를 전국 단위로 확대하며 속도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국내에서도 퀵커머스를 중심으로 즉시배송 경쟁이 확산되며 유통업계 전반의 전략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미국 전역 약 2000개 지역에서 3시간 배송을, 이 중 수백 곳에서는 1시간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워싱턴DC 등 대도시뿐 아니라 교외와 소도시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아마존은 향후 수개월 내 적용 지역을 추가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서비스는 미국 내 배송 경쟁 심화 속에서 나온 조치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마트의 추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아마존이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월마트는 일부 지역에서 아마존보다 빠른 배송을 구현하고 있으며, 드론 배송 확대까지 추진하면서 경쟁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컬리]
◆美, 1시간 배송 확산…韓 이커머스도 초고속 경쟁 격화=이처럼 미국 유통업계가 ‘시간 단축’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퀵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즉시 배송’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컬리는 최근 ‘컬리나우 서초점’을 오픈하며 서비스 확장에 나섰다. 컬리나우는 신선식품부터 뷰티,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1시간 내외로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다. 서초점 개점으로 서초·방배·반포·잠원 등 주요 권역에서 상시 즉시배송이 가능해졌으며, 취급 상품 수는 6000여개에 달한다.
컬리는 앞서 DMC와 도곡 지역에서의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서비스 확대를 결정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기준 컬리나우 주문량은 전년 대비 약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와 주거 수요가 동시에 밀집된 지역 특성상 간편식과 신선식품, 생활용품 수요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회사 측은 퀵커머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관련 투자를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네이버는 동네 매장을 연결하는 플랫폼 전략으로 퀵커머스에 접근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론칭한 ‘지금배달’ 서비스를 통해 반경 1.5㎞ 내 편의점과 슈퍼마켓 상품을 1시간 내외로 배송하는 구조다.
검색과 쇼핑 트래픽을 기반으로 즉시배송 수요를 흡수하는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이용자는 편의점 상품을 즉시 배달받거나 픽업할 수 있다. CJ대한통운과 협업해 ‘오늘 배송’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사진=SSG닷컴]
◆대형마트도 속도 넘어 ‘구독·시간’ 경쟁=대형마트 역시 퀵커머스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마트는 SSG닷컴과 협업한 ‘바로퀵’을 중심으로 사업 확대를 공식화했다. 바로퀵은 이마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반경 3km 이내 지역에 1시간 내외 배송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SSG닷컴이 플랫폼 역할을 맡고, 이마트는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물류 인프라를 제공하는 구조다. 이마트는 현재 80여 개 수준인 물류 거점을 2분기 내 90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속도 경쟁보다는 ‘시간 선택’과 ‘구독’을 결합한 전략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자사 애플리케이션 ‘롯데마트 제타’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를 선택하면 해당 시간에 맞춰 상품을 배송하는 예약형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주문 후 약 3시간 내 수령이 가능한 구조다. 여기에 월 구독료 기반의 ‘제타패스’를 도입해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의 반복 구매와 체류를 유도하는 ‘록인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퀵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4조4000억원에서 2030년 약 6조원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속도 자체’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는 경쟁이라면, 한국은 속도에 더해 물류 거점 활용, 구독 모델, 시간 선택형 배송 등 다양한 방식으로 퀵커머스 경쟁력을 키워가는 모습이다. 배송 전쟁의 본질이 ‘얼마나 빠른가’를 넘어 ‘어떻게 빠르게 만들 것인가’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초고속 배송 경쟁은 이미 일정 수준에 도달한 만큼, 향후에는 서비스 구조와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향으로 경쟁 축이 이동하게 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은 물류 거점과 구독 모델 등을 결합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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