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가처분' 배수진에도…예정대로 열린 '차세대 구축함'(KDDX) 사업설명회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 형상과 주요 특징. [사진=방위사업청]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방위사업청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도 사업설명회를 예정대로 개최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방위사업청은 31일 오전 KDDX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관련 사업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번 설명회에는 입찰 참가 자격을 보유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관계자가 각각 5명씩 참석해 제안요청서(RFP) 세부 내용을 공유받았다.
이번 설명회는 HD현대중공업이 방사청을 상대로 KDDX 기본설계 제안요청서 배포와 자료 공유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황에서 열렸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KDDX 상세설계·선도함 건조를 이어서 수행하는 것을 전제로 기본설계 사업을 마쳤다. 기본설계 결과물 중 일부는 입찰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최신 공법 ·신기술·제품 사양·가격 등 영업비밀이 포함됐다는 것이 HD현대중공업 측 주장이다.
반면 방사청은 공정한 경쟁 여건을 조성하려면 한화오션에도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통상 기본설계 수행 업체가 상세설계와 건조까지 맡는 것이 관례지만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문제로 지명경쟁 방식으로 전환된 상태다. 한화오션은 기본설계에 참여하지 않은 만큼 자료 공유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이에 방사청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오기 전임에도 일정을 연기하지 않고 RFP를 배부했다. HD현대중공업은 RFP 배포 과정에서 공개 금지를 요청한 12가지 영업비밀과 구축함 건조에 필요한 제조·노무 단가와 건조 전략들이 경쟁사에 전달됐다고 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경쟁사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업비밀이 포함된 자료를 공유하는 행위는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업설명회가 열린 만큼 날선 질의가 예상됐으나 실제 분위기는 차분하게 진행됐다. 우려됐던 영업비밀 침해나 가처분 신청 관련 민감한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업체들은 제안서 작성 방법과 같은 실무적 질의를 하며 신중하게 상황을 관망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 영업비밀이 포함되지 않았으며 사업 진행 절차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방사청은 "공정한 경쟁과 최적의 제안서 작성을 지원하기 위해 기본설계 용역 결과물 중 일부를 제안요청서와 함께 관련 업체에 제공했다"며 "기본설계 용역 결과물은 계약 조건에 따라 방위사업청에 소유 권리가 있으며 특정 업체 비밀자료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가처분 소송과 관련해 업체 측 주장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하고 정부 입장을 충실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HD현대중공업은 이미 영업비밀이 경쟁사에 전달된 만큼 법원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원이 HD현대중공업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추가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반대로 기각될 경우 KDDX 사업은 계획대로 추진될 전망이다.
한편 KDDX는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으로 총 7조439억원 예산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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