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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주가 10% 급락에 WD·샌디스크도 내리막…실적 좋은데, 왜?

김문기 기자

마이크론이 건설 중인 뉴욕 메가 팹. [ⓒ마이크론]

[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공급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가 역대급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가 폭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 급락하며 마감했다. 지난 18일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발표 직후부터 현재까지 주가는 약 30%가량 증발했다.

이번 하락세의 표면적인 원인은 아이러니하게도 '공급 부족'에 있다. 산제이 메로트라(Sanjay Mehrotra)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칩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이를 충족할 만한 생산 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주요 고객사들은 필요한 물량의 절반에서 3분의 2 정도만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즉, 수요는 넘치는데 팔 물건이 없어 추가 성장이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대외적인 불확실성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란 전쟁이 5주째로 접어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석유 시설 파괴를 위협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마이크론을 포함한 반도체 및 테크 기업 전반에 매도세가 몰렸다. 실제로 이날 샌디스크(-7%)와 웨스턴디지털(-9%) 등 메모리 업체들은 물론 코어위브, 네비우스 등 AI 클라우드 기업들도 일제히 8%대 하락을 기록했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함께 엔비디아 등 AI 가속기 업체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칩을 공급하는 '빅3'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주가는 여전히 270%가량 상승한 상태지만, 올해 들어 가파른 조정을 거치며 연초 대비 상승분은 약 2% 수준으로 좁혀졌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의 사례는 AI 반도체 시장이 기술 경쟁을 넘어 이제는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와 양산 수율 싸움으로 번졌음을 보여준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글로벌 공급망 불안 속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적기에 공급하느냐가 향후 주가 향방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마이크론의 주가 회복은 하반기 공급 능력 확대 여부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폭발적인 수요라는 호재가 공급 병목이라는 악재에 가로막힌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실적과 주가의 괴리가 언제쯤 좁혀질지도 의문이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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