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현號 1년 웅진씽크빅…냉혹한 성적표보다 우려되는 건

윤승현 웅진씽크빅 대표. [사진=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전략·컨설팅 부문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우며 화려하게 닻을 올린 웅진씽크빅 윤승현호(號)가 취임 1년 만에 냉혹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교육업계에선 지난해 웅진씽크빅이 본업 외 그룹 주요 계열사 역할에 주력하며 위태로운 재무적 줄타기를 이어왔다고 평가하는 모습이다.
◆4년 만에 깨진 8000억원대 매출…적자전환까지
31일 에듀테크업계 등에 따르면 윤 대표는 지난해 2월 말 전임 이봉주 대표에 이어 새롭게 웅진씽크빅 수장으로 내정됐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엔터프라이즈 글로벌 부문장과 액센츄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플랫폼 특화 서비스 제공 책임자, 네이버 기업 전략 담당 및 경영지원팀장을 거치며 쌓은 전략·컨설팅 노하우를 통해 웅진씽크빅의 비즈니스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윤 대표 체제 첫해 들어 웅진씽크빅의 외형은 눈에 띄게 위축됐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약 7973억원으로 전년(약 8671억원) 대비 8.1% 감소했다. 이는 2021년 약 813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수년 간 지켜온 '매출 8000억원대' 저지선이 무너진 셈이다.

웅진씽크빅 분기별 실적 현황. [사진=웅진씽크빅 IR북 갈무리]
매출 감소보다 뼈아픈 것은 수익성이다. 전년도(2024년) 약 9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웅진씽크빅은 1년 만인 지난해 104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당기순손실 규모 역시 226억원으로 확대되며 3년 연속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실적 악화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파격적인 재무 활동이다. 웅진씽크빅은 지난해 무려 2240억원의 단기 차입금을 새롭게 일으켰다. 여기에 830억원 규모의 회사채까지 발행하며 시장에서 자금을 대거 유입시켰다.
현금흐름표를 뜯어보면 관련 자금의 흐름이 명확해진다. 웅진씽크빅은 영업적자 상황에서도 약 1254억원을 금융자산 투자에 쏟아붓는 동시에 기존 단기 차입금 약 1615억원을 상환하며 부채 구조를 재편했다.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본업 투자보다는 차입을 통한 유동성 확보와 자산 운용에 재무 역량을 집중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1%대'로 추락한 R&D…미래 성장판 닫히나
그런데 이 과정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 비중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2023년 매출액의 4.27%(약 297억원)에 달했던 연구개발(R&D) 비중은 지난해 들어 1.13%(약 90억원)까지 하락했다.
AI 학습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R&D 총액이 2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약 2240억원의 차입금을 일으키면서도 본업의 핵심인 콘텐츠 개발 비용은 삭감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실적 악화 속에서도 주주를 향한 구애는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웅진씽크빅은 지난해 동안 약 101억원의 배당을 결정했고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적자 상황에서도 총 2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주주 환원에 쏟아부은 셈이다.
물론 여기에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업계에서는 웅진씽크빅이 '웅진의 프리드라이드 인수' 관련 빚보증 논란에 휩싸이자 주주 달래기의 일환으로 자사주 취득 및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웅진이 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할 때 자회사 웅진씽크빅이 1000억원대 영구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웅진의 신용보강을 위한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하면서 재무 부담을 떠앉는 구조가 됐다.

[사진=웅진씽크빅 홈페이지 갈무리]
실제로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웅진의 손자회사인 더블유제이라이프가 웅진프리드라이프 인수를 마무리하며 웅진씽크빅과 '기타 특수관계자'로 묶였다.
대규모 M&A가 진행되는 시기에 그룹 핵심 계열사인 웅진씽크빅이 적자와 차입을 무릅쓰고 배당을 유지한 것은 그룹 전반의 재무적 유동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캐시카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웅진씽크빅의 재무 건전성 지표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단기 차입이 늘어나면서 1년 내에 상환해야 할 유동부채가 약 4462억원으로 급증한 반면 유동자산은 약 3501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단기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78.47%까지 떨어졌다. 통상 유동비율 100% 미만은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같은 기간 갚아야 하는 부채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부채비율이 182%로 전년도(124%)와 비교하면 높아졌다.
한편 그룹 차원의 M&A와 투자 등으로 외형이 축소된 웅진씽크빅은 '본업 경쟁력 강화'라는 숙제까지 떠앉게 됐다.
물론 업계에선 윤 대표가 취임 초기부터 '개편'에 초점을 둔 경영 행보를 제시했던 만큼 올해부터 AI 등 신사업으로 본격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윤승현 대표의 지난 1년은 본업 도약보다는 그룹의 재무적 병참기지 역할을 수행하며 체질을 깎아내는 시기였다"며 "2년 차를 맞는 올해 1%대로 떨어진 R&D 투자 속에서도 실질적인 영업이익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차입과 배당으로 버텨온 재무적 마법은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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