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걸음’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논란, 핵심은 ‘디지털재판매’

한국축구국가대표팀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조은별기자] 오는 6월 개막하는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지상파 3사와 JTBC의 중계권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KBS·MBC·SBS 지상파 3사와 JTBC는 30일 오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주재로 서울 모처에서 중계권 협상과 관련한 간담회를 열었으나 최종 합의는 이루지 못했다. 이 자리에는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과 박장범 KBS 사장, 안형준 MBC 사장, 방문신 SBS 사장, 전진배 JTBC 사장이 참석했다.
지상파 3사 측은 “2026년 월드컵 중계권 협상과 관련한 진전은 없었다”며 “실무 협상은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축구국가대표팀 [사진=연합뉴스]
◆ ‘디지털재판매’ 빼고 지상파 3사 나눠 부담? 핵심이 ‘디지털재판매’인데…
앞서 JTBC는 지난 23일 '디지털 재판매액'을 제외한 중계권료의 절반을 자사가 부담하고, 나머지를 지상파 3사가 나눠 부담하는 방안을 최종 제안했다고 밝혔다. JTBC 측은 "큰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보편적 시청권 확보를 위해 내놓은 마지막 안"이라며, 해당 안 적용 시 자사가 50%를 부담하고 지상파 각 사는 약 16.7%씩 부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JTBC가 독점 확보한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료는 1억2500만 달러(약 1893억원)다.
문제는 ‘디지털 재판매’가 콘텐츠의 핵심이라는 점이다. 북중미 월드컵은 시차 등의 문제로 주요 경기가 새벽시간대 방송된다. 열혈 축구 팬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유튜브 등 디지털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접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JTBC는 이미 네이버에 ‘디지털 중계권’을 재판매했다. 이와 관련, 지난 26일 김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주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후원으로 국회에서 열린 ‘보편적 시청권 제도 개선 토론회’에 참석한 김주만 MBC 정책협력국장은 “JTBC가 중계권을 얼마에 사서 네이버에 단독으로 디지털 중계권을 판매했는지 그 내용을 알지 못한 채 ‘우리(JTBC)가 얼마에 샀으니 절반은 지상파 3사가 책임져’라는 식으로 협상이 진행됐기 때문”이라며 “비밀 준수 조항 때문에 모두 공개하진 못하더라도 일정 수준에선 협상 당사자들에겐 공개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JTBC 측은 ‘디지털중계권’은 이미 네이버에 단독 판매된 만큼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JTBC 관계자는 “‘디지털중계권’은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과 마찬가지로 네이버에 판매됐다”며 이와 관련한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축구국가대표팀 [사진=연합뉴스]
◆홍명보호 연이은 패배,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과 달리 기대감 전무
스포츠 중계권의 경우 ‘메달’이나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 경우 재판매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상파3사 재판매에 실패한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도 한국 설상 종목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최가온(세화여고), 쇼트트랙 여자 1500m와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길리 등, 스타가 있었기에 절반의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은 28일(현지시간) 영국 밀턴 케인즈의 스타디움 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전후반 각각 두 골씩 실점해 0-4로 패했다. 이는 북중미 월드컵 소집 전 마지막 A매치 기간에 열린 첫 경기였다.
특히 코트디부아르의 FIFA 랭킹은 37위로 한국(22위)보다 15계단 낮다는 점에서 축구 팬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상파 방송국 내부에서도 월드컵 중계권 구매에 회의적인 반응이 압도적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우리는 JTBC의 들러리가 될 수 없다"는 성명을 내고 "사태의 근본 책임은 지상파 3사의 '코리아풀' 공동협상 체계를 일방적으로 무너뜨린 JTBC에 있다"고 밝혔다.
KBS의 제3노조인 '같이노조' 역시 "수신료로 JTBC의 '도박빚'을 갚을 순 없다"며 "중계권 재판매 협상은 한마디로 비싸게 계약한 중계권을 같이 떠안자는 취지"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상파 3사 사장단은 2026 월드컵 이후 올림픽·월드컵 중계권과 관련 KBS, MBC, SBS, JTBC 외 방송사 등이 참여하는 '코리아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번 중계권 사태를 촉발한 JTBC에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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