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나야 반등?… 비트코인 6만 달러대 ‘추락’, 개미들 ‘눈물의 손절’ [주간 블록체인]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29일, 약 3주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연중 최대 규모의 옵션 만기와 단기 투자자들의 집단적 투매가 맞물리며 하락 압력이 거세졌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9시 44분 기준 비트코인은 6만6354달러(약 1억12만원)를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12만6000달러(약 1억9013만원) 대비 약 50% 하락한 수준이다.
◆개미들 결국 백기 투항…140억 달러 옵션 만기 후폭풍에 ‘투매 도미노’
이번 하락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단기 보유자들의 집단 투매였다.
온체인 분석가 마르툰은 지난 27일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단기 보유자들이 24시간 만에 약 2만1700개의 비트코인을 거래소로 옮겨 매도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이 실현한 손익 데이터를 보면 해당 물량 대부분이 손실을 감수하고 던진 것으로 단순한 차익 실현이 아닌 손절 매도였던 셈이다.
단기 보유자는 통상 시세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른바 ‘약한 손(weak hands)’으로 불린다. 이들은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기에 빠르게 시장을 이탈하는 경향이 있어 이번 투매도 중동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구조적 측면에서도 하락 압력이 가중됐다. 이날 만기를 맞은 비트코인 옵션 규모는 약 140억달러(약 18조9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큰 분기 만기 물량으로, 시장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디지털 자산 헤지펀드 아폴로 크립토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프라틱 칼라는 “옵션 만기로 인한 가격 고정 효과가 사라지면서 시장이 본격적인 방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비트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6만달러 수준에서 하락에 베팅하는 계약이 가장 많이 몰려 있다. 시장 참여자들이 비트코인 가격이 6만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미리 손실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집중된 것이다.
자산운용사 프라이멀 펀드의 공동 창업자 그리핀 아던은 “전쟁이 장기화되고 스태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압박까지 겹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하락에 베팅하는 포지션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름값 112달러·나스닥 폭락”… 비트코인, 중동 전쟁 휴전해야 오른다?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도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한 달 가까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유 가격이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12달러를 돌파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S&P 500이 1.7%, 나스닥 100이 10% 이상 하락하며 2022년 이후 최장 주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암호화폐 시장도 이 같은 위험자산 회피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한 형국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도 자금이 빠져나오고 있다. 지난 목요일 하루에만 1억7100만달러(약 2580억원)가 순유출됐으며, 이더리움 현물 ETF인 ETHA(iShares Ethereum Trust ETF)에서는 두 달 만에 최대 규모인 약 1억4000만달러(약 2112억원)가 이탈했다.
FX프로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 알렉스 쿱치케비치는 “금융시장의 불안한 분위기가 암호화폐, 특히 비트코인을 대규모 투매에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단기 보유자들의 투매로 코인이 장기 보유자에게 이전되는 과정은 역설적으로 시장 체력을 강화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른바 '다이아몬드 핸드'로 불리는 장기 보유자들은 공포 국면에서 오히려 매수에 나서는 경향이 있어 현재의 매도세가 반등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 악재가 지속될 경우 수요 위축이 이어져 하락세가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스위스의 디지털자산 전문 은행인 아미나 뱅크(AMINA Bank)의 파생상품 트레이딩 총괄 안드레야 코벨지치는 “중동에서 실질적인 휴전이 성사된다면 비트코인은 7만5000달러(약 1억1317만원) 선을 넘어설 수 있고 하락에 걸어둔 포지션들이 일제히 청산되면서 추가 상승 동력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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