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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정책이 너무 많아 혼란”…엇박자 막아낼 임문영 AI 전략위 ‘시험대’ [IT클로즈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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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9월8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출범식에서 임문영 부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AI전략위)의 정책 지휘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위원회 실무 수장인 임문영 부위원장이 위촉하는 전문 위원 인력이 두배 가까이 늘어났고 분과 통폐합이 진행됐다.

조직 내 부위원장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책 추진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개편으로 풀이된다.

조직이 확대 개편된 만큼 그에 따른 책임도 막중해졌다.

정부는 지난해 AI 3강국 도약 선언 이후 수많은 AI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AI 관련 예산도 확대되면서 모든 정부부처가 앞다퉈 관련 정책을 본격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가운데서 AI 정책 중심을 잡고 ‘정책 중복 방지’ 및 ‘정책 적정성 모니터링’ 등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AI전략위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다.

28일 정부에 따르면 최근 AI전략위는 민간전문위원을 대폭 추가 위촉하고 분과 통폐합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실무자에 힘 몰아주고 발 빠르게 대응”

단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민간위원 총원 수다. 기존 82명 민간 위원 외에 45명 전문가를 위원으로 추가 위촉해 총 127명으로 확대됐다. 핵심은 위촉 주체별 민간위원 구성 비율의 변화다. 기존에는 위원장(대통령) 위촉 위원이 33명, 부위원장 위촉 인원은 49명으로 양측이 위촉하는 인원 비율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번 개편으로 위원장이 위촉하는 위원 수는 4명 늘어난 데 반해 부위원장이 위촉하는 위원 수는 41명으로 크게 확대됐다. 결과적으로 민간 위원 중 약 3분의 2(127명 중 90명)를 부위원장이 위촉할 수 있게 됐다.

관련해 정책전문가들은 조직 내 실무 수장인 부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변화로 분석했다. 대통령 직속 조직이지만 실질적인 업무는 대부분 임 부위원장이 맡고 있다. 대통령직속이라는 강력한 지위는 유지하면서 실무자 권한은 확대해 정책 추진력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시간이 갈수록 AI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에 대한 정부 정책 대응 속도도 빨라질 필요가 커졌다. 또 이재명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실용중심 행정’을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실무자 수장인 임 부위원장에게 힘을 몰아줘 발빠른 대응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정책전문가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지시사항은 부처 입장에서 사실상 청와대 지시사항 급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실무 결정권자인 임문영 부위원장의 힘을 실어 보다 강한 정책 통제권을 확보한다는데 목적을 두고 있는 개편”이라고 분석했다.

추가로 분과 및 태스크포스(TF) 구성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8개 분과, 6개 TF’로 운영되던 조직을 ‘10개 분과, 2개 특별위원회, 1개 TF’로 개편했다.

인재 육성 중요성을 감안해 기존 ‘과학·인재’ 분과를 ‘과학 분과위원회’와 ‘교육·인재 분과위원회’로 분리했다. 또 ‘AI민주주의 분과위원회’를 새롭게 신설했다. AI 시대 민주주의 거버넌스 방향과 국제 이니셔티브 확보 등 사회적 이슈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한다.

전문기관들과 협업을 강화하는 ‘지역 특별위원회’와 ‘보안 특별위원회’를 신설한다. 지역 산업과 공공서비스의 AI 전환을 촉진하고, 국가안보실과 협업한 사이버 보안 이슈 대응을 위한 정책 연계를 위함이다.

마지막으로 AI 정책들이 입법을 통해 실현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범정부적 관점 국내 AI 관련 입법 우선순위를 제시하는 ‘법률 TF’도 새롭게 구성했다.

◆정책 ‘따로놀자’ 우려 극복할까…정책 지휘 능력 ‘시험대’

이와 관련해 업계와 전문가 사이에서는 AI 전략위의 개편을 두고 다양한 평가가 나온다. 가장 먼저 현재 AI 정책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AI전략위 중심 ‘중앙집권형’ 지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평가다. 특히 속도가 중시되고 있는 만큼 이번 AI전략위 개편도 빠르고 강력한 정책 추진 드라이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이나 AI 정책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배경훈 부총리 겸 장관은 공통적으로 AI 기술 변화의 ‘속도’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제질서의 변화와 AI 진화 속도가 우리 예측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며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다른 나라보다 빨리 달리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지는 게 엄중한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조직 개편으로 임문영 부위원장의 정책 조율 및 지휘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정한 목적을 위해 출범한 위원회의 경우 특정 부처 출신 인사가 실무진을 이끄는 경우가 많다. AI전략위의 경우 과기정통부와 관련이 깊은 만큼 지원단장도 과기정통부 출신 인사가 맡았다. 업무 관련성이 높은 인사가 요직에 있는 만큼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주무부처와의 긴밀하고 빠른 협조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단점은 부처 출신 인사가 실무 요직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경우 원활한 협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AI전략위가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가장 중요한 예산 권한은 여전히 재정경제부 등에 있다. 결과적으로 AI전략위 의사결정 중심에서 멀어진 부처는 각자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들만의 정책을 별도로 추진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 분석이다.

한 정책 전문가는 “사실상 모든 부처가 AI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AI전략위의 결정에 자신들의 정책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경우 예산 확보를 위해서라도 별개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예산이 분산되고 정책은 따로 노는 상황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종합해보면 임 부위원장 입장에서 이번 조직 확대 개편은 본격적인 시험대라고 볼 수 있다.

AI 업계에서는 이미 “AI 정책이 너무 많아 혼란스럽다”는 아우성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비슷한 듯 다른 정책들이 매일 같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조율하고 부처 간 엇박자를 막아낼 AI전략위의 컨트롤타워 역량이 입증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병훈 기자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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