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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조 KDDX 사업 '기본설계 경쟁사 공유' 논란 확산…HD현대중공업 반발, 법원 가처분 결과 촉각

김유진 기자

HD현대중공업이 맡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기본설계.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김유진기자] HD현대중공업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기본설계 자료 공유에 대해 방위사업청을 대상으로 가처분 신청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사업이 다시금 갈등 국면에 들어섰다.

이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기본설계 단계가 함정 성능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정이기 때문에 경쟁사에 공유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4일 KDDX 기본설계 자료를 경쟁사인 한화오션에 제공하지 말아 달라며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앞서 방사청은 기본설계 이후 단계인 상세설계와 건조 사업자 선정을 위한 경쟁입찰을 결정했다. 기본설계에 참여하지 않은 한화오션에도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 자료에 포함된 핵심 기술과 가격 정보 등이 경쟁사에 넘어갈 경우 향후 수주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 195개 항목 가운데 최신 공법과 신기술·제품 사양·가격 정보 등이 담긴 12개 항목을 영업기밀로 보고 해당 부분을 제외한 자료만 공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경쟁입찰 상황에서 영업기밀이 경쟁사에 넘어가면 가격 수준이나 기술 전략까지 파악될 수 있어 불합리하다"며 "해당 항목은 반드시 보호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처분 신청에도 불구하고 영업기밀이 포함된 자료가 배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상 우리 측 입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진행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기존 함정 사업 관행과 달리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된 점에 대해서도 부담을 토로했다.

통상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이후 상세설계와 건조까지 이어가는 구조다. HD현대중공업은 이를 전제로 기술과 비용을 투입해 왔는데 경쟁입찰로 바뀌면서 설계안을 경쟁사와 공유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반면 한화오션은 정부 방침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방사청의 계획에 맞춰 정부 사업에 적극 협조하고 사업을 충실하게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선박 설계 전문가들은 기본설계 단계 자체가 함정 성능과 직결되는 핵심 영역인 만큼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자료를 넘기는 것은 업계 관행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병영 군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KDDX 건조에 있어서 기본설계가 제일 중요하다"며 "선박의 주요 기능과 특징, 성질과 관련된 핵심 내용이 모두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핵심 기술이 집약된 자료와 설계 도면을 경쟁사에 넘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이러한 자료는 허락이 있어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라며 이번 사안에 대해 "HD현대중공업으로서는 충분히 억울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국가가 주도하는 사업인 만큼 정부 입장이라 볼 수 있는 방사청의 판단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KDDX 사업은 약 7조8000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6000톤급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당초 기본설계를 맡은 HD현대중공업이 후속 사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사업은 2년 넘게 지연됐다.

향후 대응과 관련해 HD현대중공업은 일단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가처분 신청 결과를 기다리는 것 외에 뚜렷한 대응 수단은 없는 상황"이라며 "결과에 따라 향후 대응 방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
euge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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