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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라이프] ‘민물고기 생식’이 담도암 유발 가능?…간 노리는 기생충의 습격

이호연 기자

민물고기 '산천어'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봄철을 맞아 강변을 찾는 나들이객과 민물 낚시 애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시기 야외 활동 중 직접 잡은 민물고기를 즉석에서 회로 섭취하는 사례가 빈번하지만 이는 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감염률이 높은 장내 기생충인 '간흡충(간디스토마)'은 단순한 복통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암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24일 질병관리청은 ‘2026년 장내 기생충 조사 사업’에 돌입했다.

지난해 사업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장내 기생충 양성률은 4.4%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질병청 주관으로 각 지역 보건소·보건의료원 및 한국건강관리협회가 협력해 5대강 주변 장내기생충 감염 유행지역 39개 시·군·구 주민 총 2만5834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이 중 간흡충 양성률이 2.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주로 낙동강과 섬진강 등 주요 강 유역에 거주하는 60대 남성에서 높은 감염률을 보였다.

간흡충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담도암 발생의 주요 원인이다.

간흡충은 민물고기를 날로 먹거나 덜 익혀 먹을 때 인체에 침입한다. 위를 거쳐 십이지장에 도달한 유충은 담관으로 이동해 성충으로 성장하며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30년까지 생존한다.

이 과정에서 간흡충은 담관 벽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고 세포 변성을 유도해 결국 담도암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사진=질병관리청]

간흡충 감염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방치되기 쉽다. 감염 밀도가 높아지면 소화불량, 황달, 복부 불쾌감, 피로감 등이 나타나지만 일반적인 간 질환과 구분이 어렵다.

질병관리청은 민물고기 섭취력이 있거나 강 유역 거주자라면 보건소나 의료기관을 방문해 대변 검사 또는 초음파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감염 사실을 조기에 발견하면 구충제인 '프라지콴텔' 복용만으로도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다.

가장 확실한 예방책은 민물고기를 반드시 익혀 먹는 것이다. 간흡충 유충은 열에 약하므로 민물고기를 조리할 때는 중심 온도 100°C에서 충분히 가열해야 한다.

흔히 소주를 곁들이거나 식초,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기생충이 사멸한다고 믿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의학적 근거가 없는 위험한 발상이다. 기생충은 강한 산성이나 알코올에도 쉽게 죽지 않으므로 오직 열을 가한 조리법만이 안전을 보장한다.

주방 위생 관리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 민물고기를 손질한 칼과 도마는 다른 식재료와 엄격히 분리해 사용해야 하며, 사용 후에는 반드시 끓는 물로 소독하거나 70% 이상의 알코올로 살균해야 한다.

민물고기를 만진 후에는 비누를 이용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소한 수칙이 기생충의 교차 오염을 막는 가장 강력한 방어선이 된다.

장내 기생충 질환은 현재 진행형인 보건 이슈다. 철저한 위생 관리와 가열 조리, 그리고 정기적인 검진만이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우리의 간을 기생충으로부터 지켜내는 지름길이다.

이호연 기자
l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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