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망 속 챗GPT·클로드 쓴다…NHN두레이, 1년 만에 금융사 20곳 접수한 비결은?
이정수 NHN두레이 사업부 책임 [사진=NHN]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금융당국의 망분리 규제 완화가 본격화되면서 폐쇄망에 갇혀 있던 금융권 시선이 인공지능(AI)으로 향하고 있다. 일반 기업 직원들이 생성형 AI를 일상 업무에 쓰는 동안 금융권 실무자들은 보안 규제 벽 앞에서 손을 놓고 있어야 했다. 이 격차를 먼저 파고든 것이 NHN두레이다.
지난 13일 이정수 NHN두레이 사업부 책임은 NHN 판교 사옥 ‘플레이뮤지엄’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금융권 AI 협업의 현재와 향후 전략을 밝혔다. NHN두레이는 2024년 12월 국내 협업툴 최초로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았다.
이후 약 1년 만에 우리금융그룹 15개 계열사, DB손해보험 전사, IBK기업은행 본사 등 20여개 금융기관에 솔루션을 공급했다. 두레이를 도입해 그룹사로 확산한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클라우드 산업대상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이 책임은 이 과정에서 보안 검토부터 AI 도입 전략 설계까지 프리세일즈를 담당했다.
◆폐쇄망의 역설…규제가 막을수록 커진 AI 갈증=이 책임은 지난 1년을 “금융권 협업 환경이 본격적으로 전환되기 시작한 시기”로 평가했다. 단순한 협업툴 도입 논의를 넘어 생성형 AI를 실제 업무에 쓸 수 있느냐가 화두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그는 금융권과 민간의 AI 격차를 “금융사는 걸어가는데 민간 기업들은 비행기 타고 날아가는 격”이라고 표현하며 망분리 규제 완화가 이 간극을 좁히는 계기가 됐다고 진단했다.
두레이 도입을 검토하는 금융기관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부분도 이 지점이다. 금융권은 폐쇄망 환경 특성상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생성형 AI를 구독하거나 자유롭게 활용하기 어렵다. 단 두레이를 통하면 내부망에서도 챗GPT나 제미나이, 클로드 같은 글로벌 최신 모델을 보안 통제를 유지한 채 쓸 수 있다. 실제 이러한 점은 금융권이 두레이를 도입하는 강한 동기가 되고 있다.
이 책임은 “단순히 AI가 된다는 수준을 넘어 실제 업무 환경에서 보안 통제를 유지하면서 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에 고객사들이 높은 가치를 두고 있다”며 “요약·초안 작성·내부 문서 기반 챗봇 생성 같은 기능은 실무자들이 즉각 효용을 체감하기 때문에 반응도 빠르다”고 말했다.
두레이 AI를 구독하면 각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개별 구독하는 비용의 절반 수준으로 여러 최신 모델을 함께 쓸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 중 하나다. 특정 모델에 종속되지 않는 멀티 LLM 구조를 갖추고 있어 기능별 가장 적합한 모델을 선택해 연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정수 NHN두레이 사업부 책임 [사진=NHN]
◆ 공공에서 갈고닦은 해법으로 금융 보안 난제 돌파=20개 금융기관이라는 성과가 1년 만에 가능했던 배경엔 두레이 조직의 기술적 문제 해결 능력이 있었다. 이 책임은 금융기관 도입 과정에서 가장 까다로웠던 부분으로 디지털권한관리(DRM)와 데이터유출방지(DLP) 정책 대응을 꼽았다.
DRM의 경우 금융기관마다 사용하는 솔루션이 달라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구조에서의 연계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일부 외산 서비스는 DRM을 해제한 뒤 자체 암호화로 재저장하는 방식을 쓰지만 금융기관 정보보호팀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두레이는 국방부 사업 수행 과정에서 DRM 파일을 원형 그대로 유지하면서 필요 구간에서만 연계하는 구조를 만든 경험을 살려 금융 환경에 그대로 적용했다.
DLP 측면에서도 공공기관 사업 경험이 결정적이었다. 수개월을 들여 개발한 외부 발송 메일 승인 시스템은 금융보안원의 ‘외부로 나가는 모든 자료에 DLP를 거칠 것’이라는 요건을 충족하는 토대가 됐다. 이 책임은 “이미 만들어진 기반에 DLP를 추가 연결하는 방식으로 풀었다”며 “공공과 금융은 보안 통제 관점에서 상당히 유사하다. 150여개 공공기관에서 쌓은 경험이 금융권 대응에서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여기엔 외산 솔루션이 넘지 못한 벽도 있었다. 팀즈·슬랙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국내 금융기관이 요구하는 세세한 보안 요건을 개별적으로 개발해주지 않는다. 반면 두레이는 고객사가 요청한 기능 중 공통 활용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무상으로 개발해 고객사에 업데이트해 제공한다.
혁신금융서비스 인가 역시 빠른 레퍼런스 확보를 가능하게 한 결정적 요인이었다. 기술력은 이미 갖춰져 있었지만 인가 이전에는 금융기관 정보보호팀이 내부 기준을 이유로 도입을 막는 경우가 많았다. 인가 이후에는 현장 실무진이 금융위원회와 금융보안원이 마련한 규제 특례를 근거로 내부 설득에 나설 수 있게 됐다.
◆ 투자보고서도 AI가 초안 작성…금융 자동화 원년 선언=두레이는 올해 2분기 AI 에이전트 1단계를 출시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자동화를 기대하는 영역은 투자 분석 과정의 반복 업무와 보고서 작성이다.
두레이 프로젝트 내에서 '시장 감지→산업 분석→기업 분석→투자 분석→문서 초안 작성→검증 및 통제' 단계로 업무 흐름을 구성하면 각 단계 전환 시 해당 업무에 특화된 AI 에이전트가 자동 실행된다. 에이전트는 이전 단계 결과와 댓글·첨부 자료 등 협업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 결과나 보고서 초안을 생성한다.
사용자가 이를 검토·수정한 뒤 다음 단계로 넘기면 해당 단계에 최적화된 에이전트가 작업을 이어받는 구조다. 반복적인 분석과 문서 작성은 AI가 지원하고 최종 판단과 통제는 사람이 맡는다.
3분기엔 AI 에이전트와 고객사 내부 DB를 연계하는 2단계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사내 시스템 데이터를 두레이 AI와 연결해 질의하는 구조다. 이 책임은 “고객사가 별도 AI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고도 내부 데이터까지 AI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금융권 CIO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AI는 할루시네이션 때문에 도입이 어렵다”, “내부 데이터를 외부 LLM에 보낼 수 없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이 책임은 이러한 고민이 현실적이라면서도 도입을 계속 미루다 보면 한 발 뒤처지는 것을 넘어 조직 경쟁력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가 제시하는 전략은 단계적 확장이다. 사내 규정집·FAQ 기반 챗봇 등 리스크가 낮은 영역부터 시작해 SaaS가 제공하는 AI를 먼저 활용하며 내부 역량을 키우고 특화 업무 영역은 외주가 아닌 내부 인력으로 직접 구축하라는 것이다. 이 책임은 “이제 AI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안전하게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보안이 검증된 SaaS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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