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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마치고 콩나물국밥집으로…쿠팡 로저스 “모든 근로자 자랑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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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진화 기자

[사진=쿠팡]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여당 의원과 20일 새벽 배송 동행을 마친 직후 콩나물국밥집에서 마주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장면은 ‘현장 체험’에서 ‘일상 공간’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든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물류 현장에서의 체험이 노동 환경을 보여주는 장치였다면, 국밥집에서의 식사는 대중성과 친숙함을 강조하는 모습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날 새벽배송 체험 전 과정을 공개한 로저스 대표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대표적인 대중음식인 콩나물국밥을 매개로 대중 소통을 이어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쿠팡 등 유통업계에 따르면, 로저스 대표와 염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배송을 마친 뒤 배송캠프 인근의 24시 콩나물 국밥집으로 이동했다. 이 자리에는 새벽배송을 함께한 쿠팡친구(쿠팡 직고용 기사)들도 동석했다.

메뉴로는 6500원짜리 콩나물국밥과 만두를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10시간 동안 진행한 새벽배송에 대한 소회 등 다양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로저스 대표는 한국과 미국 쿠팡 모회사 쿠팡Inc를 오가면서 한국에서도 일한 시간이 적지 않은 만큼, 한식이 친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난 19일 성남 야탑 쿠팡로지스틱스(CLS) 캠프에서 만나 준비 운동과 안전 교육, 상차 작업을 마친 이후 배송 현장에 투입됐다. 로저스 대표는 염 의원에게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며 배송체험 기회가 마련돼 감사하다고 표시했다.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짜리 빌라 계단을 프레시백을 들고 직접 오르내리는 등 현장 기사들의 일상적인 업무 루틴을 그대로 소화했다.

이번 새벽배송 체험은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염 의원이 “심야 배송 업무를 같이 해보자”고 제안했고 로저스 대표가 “함께 하겠다”고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실화 가능성이 없다”고 내다봤지만, 결국 체험이 성사됐다.

지난해 청문회에서 ‘강경’ 이미지가 쌓인 로저스 대표가 이번 새벽배송 체험을 계기로 정부와 정치권에 ‘유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배송 체험 이후 마련된 콩나물국밥 조찬도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국밥은 자존심 대신 적극적인 소통과 화합을 상징하는 대중적인 음식”이라며 “쿠팡이 그동안 다소 방어적이고 강경한 이미지를 내려놓고, 대중 눈높이에 맞춰 진정성 있게 소통하겠다는 메시지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쿠팡]

유통·택배업계에서 정치권 인사 요청에 회사 대표가 같이 배송 물류 업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저스 대표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정부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며 거듭 몸을 낮췄고, 사내 이메일을 통해서도 임직원들에게 정부 조사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새벽배송 체험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약속을 지켰다”, “솔선수범했다”, “초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미국 아저씨가 의외의 모습을 보였다”는 식의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 미국 변호사인 로저스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로펌을 거쳐 기업의 법무 관리 조직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이 같은 모습은 최근 쿠팡의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새벽배송 체험부터 농산물 매입 확대, 전통시장 기획전 등은 모두 ‘현장’과 ‘생활’을 중심으로 한 메시지를 강화하는 흐름이다. 기술과 물류 중심의 기업 이미지를 넘어, 생활 밀착형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로저스 대표는 “고객을 위해 수고해 주시는 배송 인력을 포함한 쿠팡 사업장의 모든 근로자분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안전하면서도 선진적인 업무 여건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운동화를 신고 다가구 주택을 뛰어다닌 오늘 새벽배송 체험처럼, 쿠팡이 향후 정치권, 정부와 관계 회복에 있어서 저자세로 신뢰를 되찾는데 노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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