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헬스&라이프] “내 의지의 문제일까?”… 일상을 잠식하는 조용한 침묵의 장애 'ADHD' 주의보

강기훈 기자

[사진=구글 AI 이미지 생성]

[디지털데일리 강기훈기자] 최근 유튜브와 SNS를 중심으로 스스로 ‘성인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임을 고백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어린아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이 질환이 ‘갓생(부지런한 삶)’ 열풍과 맞물려 성취 효율이 떨어지는 성인들 사이에서 핵심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단순히 성격이 급하거나 게으른 것으로 치부되던 행동들이 실제로는 뇌 기능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질환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ADHD는 뇌 전두엽에서 집중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대사가 원활하지 않아 발생하는 신경발달질환이다. 전두엽은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며 충동을 억제하는 뇌의 사령탑 역할을 한다. 이 기능이 저하되면 외부 자극에 쉽게 휘둘리게 된다.

특히 성인의 경우 아동기와 달리 과잉행동보다는 주의력 결핍과 충동성이 실수 잦은 업무 처리나 감정 조절 장애의 형태로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성인 ADHD 환자 수는 최근 5년간 약 3배 이상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질환 자체의 유행이라기보다 과거 진단받지 못했던 잠재적 환자들이 성인이 돼 사회생활을 하며 뒤늦게 문제를 인지하고 병원을 찾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성인 ADHD 환자의 약 80%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을 동반하고 있어 단순 심리 문제로 오인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스스로 상태를 점검해볼 수 있는 전조 증상으로는 ‘중요한 약속을 상습적으로 잊거나 지각함’, ‘한 가지 일을 끝내기 전에 다른 일을 시작함’, ‘대화 중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듣지 못하고 끼어듦’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이 일상과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성인 ADHD는 자가 진단만으로는 판단이 어렵기 때문에 종합주의력검사(CAT) 등 객관적인 검사가 필수적이다.

치료의 핵심은 약물치료와 행동 요법의 병행이다. 약물은 뇌 속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잡아주어 집중력을 즉각적으로 향상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와 함께 생활 속 솔루션으로 ‘스몰 스텝’ 전략을 추천한다.

모든 일정은 휴대폰 알람을 5분 단위로 설정해 시간 감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업무의 경우 포스트잇에 적어 눈에 띄는 곳에 붙여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주 3회 이상, 한 번에 30분 정도의 유산소 운동은 뇌 내 도파민 분비를 활성화해 증상 완화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의료계 관계자는 “ADHD는 개인의 의지가 부족하거나 성격이 나빠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뇌의 생물학적 기능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치료 가능한 질환”이라며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동반된다면 충분히 정상적인 일상 수행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