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바이든 날리면’ 보도 MBC 과징금 취소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이른바 ‘바이든·날리면’ 자막 논란과 관련해 MBC에 부과된 과징금 처분을 취소했다. MBC가 행정소송을 제기한 지 약 1년 6개월 만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양순주 부장판사)는 11일 MBC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2024년 6월 방송통신위원회(현 방미통위)가 MBC에 부과한 과징금 3000만원 처분은 취소됐다.
당초 이 사건의 피고는 방통위였으나 지난해 방통위가 폐지되고 방미통위가 출범하면서 소송의 피고도 방미통위로 변경됐다.
MBC 측 소송대리인인 정민영 변호사에 따르면 당시 방통위는 방송심의 규정상 객관성 조항 위반을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반면 MBC는 해당 보도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전달한 것이 아니라며 처분의 부당성을 주장해 왔다.
MBC는 근거로 ‘100개 이상의 언론사가 동일한 취지로 보도한 점’과 ‘대통령실이 보도 약 10시간 이후 해명을 내놓은 점’, ‘발언 전후 맥락상 해당 표현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또 대통령실 관계자가 언론에 외교적 부담을 이유로 보도 자제를 요청한 점을 들어 당시 발언이 미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충분히 인식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국제회의장을 나오며 참모진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는 해당 장면을 보도하며 ‘국회’ 앞에 ‘(미국)’ 자막을, 일부 발언에 대해 ‘안 해주면 바이든은’이라는 자막을 달았다. 이에 대해 당시 대통령실은 해당 발언이 “안 해주고 날리면은”이라고 말한 것이며 미국 의회가 아닌 한국 국회를 지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2024년4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당 보도에 대해 MBC에 법정제재 최고 수위인 과징금 3000만원 부과를 의결했고 방통위가 이를 확정했다.
MBC는 같은 해 8월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냈다. 법원은 2024년 9월 MBC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1심 선고 전까지 과징금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 바 있다.
한편 MBC는 해당 보도와 관련해 외교부와도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벌였다. 외교부는 2022년 12월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며 2024년 1월 1심은 MBC에 정정보도를 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가 두 차례 조정을 시도한 끝에 직권 강제조정 절차에 들어갔고 지난해 9월 외교부가 소를 취하하면서 사건은 종결됐다.
당시 재판부는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감정 결과 ‘판독 불가’ 의견이 제시됐다”며 “외교부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해당 발언이 ‘날리면’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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