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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에 길거리로 나온 HMM 직원 500명…부산 이전 강행에 노조 '반발'

김유진 기자
HMM 육상노동조합원이 3월11일 서울 여의대로6길에서 본사 이전 저지 집회를 열고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유진기자]
HMM 육상노동조합원이 3월11일 서울 여의대로6길에서 본사 이전 저지 집회를 열고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유진기자]

[디지털데일리 김유진기자] 정부가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의 조속한 부산 이전을 강조한 가운데 HMM 육상노동조합은 "본사 이전은 아무런 실익이 없는 정책"이라며 크게 항의했다.

HMM 육상노조는 11일 낮 12시 HMM 본사 인근인 서울 여의대로6길에서 본사 이전 저지 집회를 열고 본사 부산 강제 이전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엔 정성철 HMM 육상노조위원장과 김태갑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해 약 500명의 조합원이 참석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정성철 노조위원장은 "회사가 시행한 본사 이전 타당성 검토 결과에서도 이전 시 30~40%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걸 도출해 냈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협박과 부당한 간섭을 통해 일방적으로 HMM 본사 이전을 몰아붙이고 있다. 이는 명백한 직권 남용이며 범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HMM 부산 이전은 국정과제로서 정당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민간기업인 HMM 이전을 강요하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 위원장은 "HMM 본사 이전이 과연 정당한 국정 과제인지 의문"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5월 대선 기간 중 부산 유세에서 '산업은행에 대해선 한쪽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고 했으면서 HMM은 이전시키려 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이중 잣대를 들이댈 수 있냐"고 반문했다.

정성철 HMM 육상노조위원장이 3월11일 서울 여의대로6길에서 열린 본사 이전 저지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유진기자]
정성철 HMM 육상노조위원장이 3월11일 서울 여의대로6길에서 열린 본사 이전 저지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유진기자]

해운사 본사 이전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핵심 공약 중 하나다. 부산항을 중심으로 해운·물류·금융 기능을 한데 모아 글로벌 해운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김 위원장은 "아이들과 가정이 여기에 있다. 우리 모두에게 일방적으로 가라고만 하는데 그렇게는 못 하겠다"며 "정부는 (본사 이전이)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것이라 주장하지만 이는 균형이 아닌 정치적 계산이고 발전이 아니라 현장을 무시하는 폭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회사가 우리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강행한다면 우리는 회사를 즉각 멈출 것"이라며 파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발언이 끝난 뒤에도 "HMM 강제 이전 즉각 중단하라" "국가기간산업 흔드는 졸속 행정 규탄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HMM 육상노동조합원이 3월11일 서울 여의대로6길에서 열린 본사 이전 저지 집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김유진기자]
HMM 육상노동조합원이 3월11일 서울 여의대로6길에서 열린 본사 이전 저지 집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김유진기자]

HMM은 민간기업이지만 각각 35.4%·35% 지분을 보유한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최대 주주다. 앞서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은 정부 기조에 맞춰 본사 부산 이전을 최우선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오는 26일에 열리는 HMM 주주총회에서 본사 이전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정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이번 정기주총에서 본사 이전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지만 이사들이 산업은행과 부산대 출신 등 정부에 친화적인 인사들로 교체될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정부가 6월 지방선거 전에 본사 이전 문제를 처리하지 않겠느냐"며 "3월 이사회에서 본사 이전 안건을 올리고 5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처리하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HMM 육상노조는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매주 점심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3월 한 달간 매주 월요일에 집회를 열고 오는 26일에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4월2일에는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조합원 총회와 총파업 결의 대회를 추진할 예정이다.

김유진 기자
euge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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