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호 칼럼] 골프장에서 법인카드 사용 못하게 해야

<그림> 생성형 AI로 제작
고교 동창들의 골프 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는 K씨(65)는 월 1회 행사를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수도권 대중제 골프장에 3팀을 예약하고 참가자를 모집하지만 채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은퇴후 국민연금에 의존하는 이들이 많아 비용 부담을 느낀다.
K씨는 "3월에도 3팀 예약에 현재 참석 가능 인원은 10명"이라면서 "9홀을 두차례 도는 퍼블릭 골프장으로 카트비 포함 14만 5000원인데도 이 정도"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지인들을 만나면 "골프 인원이 줄어들고 경기 침체도 장기화되는데 그린피는 오히려 올리고 있으니, 언제까지 배짱 영업을 하려고 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평을 털어 놓는다.
베이비부머들의 본격적인 퇴직과 청년 골퍼 감소로 우리나라 골프산업도 일본처럼 침체기를 맞을 날이 멀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골프장들은 코로나19 특수로 2020년부터 수요가 크게 늘자 그린피를 대폭 올렸다. 지난해 5월 기준 대중제의 평균 그린피는 주중 17만 4000원, 주말 21만 4000원으로 2022년 대비 주중은 4만원, 주말은 3만 8000원 올랐다.
회원제 골프장은 주중 21만 2500원, 주말 26만 5100원이다.
그린피에 카트비와 캐디피를 합하면 대중제 골프장에서 평일에 이용해도 식사비까지 포함하면 1인당 30만원 가까이 들어 간다.
은퇴자들이 월 1회 골프장에 가는 것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코로나 특수가 사라졌는데도 가격 인하가 없는 이유는 뭘까.
그린피와 카트비, 캐디피, 식음료를 합한 국내 골프장산업의 시장 규모는 2024년 9조 79억원으로 코로나 직전 해인 2019년에 비해 51.5%나 늘었다.
골프장의 영업 이익률은 다른 업종에 비해 월등히 높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레저산업백서2025'에 따르면 골프장 영업이익률은 2024년 30.3%로 2019년 대비 7.8%포인트 높다. 같은 해 호텔레저서비스업은 8.9%, 건설업은 3%대, 카지노산업은 13.4%였다.
전국 525개 골프장의 연간 이용객은 2021년 5000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2024년 4741만명 등 해마다 줄고 있지만 골프 비용은 오르고 있으니 수요공급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 셈이다.
그린피와 카트비, 캐디피를 각각 따로 받는 것도 문제다. 카트비는 보통 10만원으로 1인당 2만 5000원꼴이어서 그린피에 합하면 비용 부담은 훨씬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을 막기 위한 편법 영업이다. 캐디피는 제외하더라도 카트비는 그린피에 합해 공지하는 게 맞다.
일부 골프장에서 전동카트 운전만 해주는 마샬 캐디를 운용하고 있다. 반값 캐디피로 골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고 퇴직자 등의 일자리를 창출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경영 악화로 비수도권에서 일부 골프장이 매물로 나오기도 하지만 수도권 대부분의 골프장은 예약하기 힘들 정도다. 기업의 법인카드 골프 접대 영향이 크다.
골프장의 법인 카드 결제액은 2021년의 경우 1조 916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27.5%를 차지했다. 외부거래처 등과의 접대 골프는 연간 한도 내에서 비용 처리된다.
반면 일본은 접대 골프비의 비용 처리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주말에 거래처와 골프장 가는 광경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골프 산업은 침체에 빠져 있다.
일본은 대기업의 경우 자본금 규모에 따라 접대 음식비의 50%만 비용 처리를 해주거나 음식비를 포함해 전액 손비 처리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본의 골프장 평균 그린피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평일 기준 6만~11만원 선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골퍼들이 줄을 잇는 이유다.
제주도의 지난해 골프장 이용객은 218만 8000여명으로 4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국내 대신 일본, 태국, 베트남 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민 400여만명이 골프 해외 여행을 가서 쓴 돈은 6조원( 40억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관광수지 적자 107억 6000만달러(15조 4000억원)의 37%에 해당한다.
제주도로 골프 여행을 가느니 일본이나 동남아가 낫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골프장 가성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국내 골프장이 가격 경쟁력을 갖게 하려면 지금처럼 법인카드 매출에 의존하는 골프장 영업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충격 요법일 지 모르지만 골프장 접대비 세금 혜택을 줄여 그린피 인하로 이어지게 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어떨까.
우리나라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관광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해외 골프 여행도 적자의 주요 요인이다. 우리나라 골프장의 70% 가량은 대중제다. 이런 골프장에 취득세나 재산세 인하 혜택을 주는 만큼 골프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는지, 정부와 지자체는 집중 점검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데일리 주필
서울신문 편집국장, 논설위원을 거쳐 아리랑국제방송 시사보도센터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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