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내 대응책 강구해야”…위기의 케이블TV, 정부에 ‘최후통첩’(종합)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케이블TV(SO) 업계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기존 정책 틀로는 산업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정부의 신속한 정책 대응을 촉구했다. 유료방송 구조 재설계를 위한 정책 연구반을 구성하고, 관련 정책 방향을 3개월 내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다.
업계는 사실상 정책 시한도 제시했다. 산업 전반이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한 만큼 최소한의 정책 구상이라도 3개월 안에 정리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황희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은 10일 ‘케이블 위기, 시장 실패 아닌 정책 공백’을 주제로 열린 ‘2026 케이블TV 정책 기자 간담회’에서 “정부가 더 이상 대응을 미룬다면 산업 붕괴를 피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는 다르다”…줄줄이 적자, 폐업 가능성까지
최근 몇 년간 케이블TV 사업에는 늘 ‘위기’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업계는 올해 상황은 이전과 차원이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구조조정은 시작됐다. 지난해 SK브로드밴드와 LG헬로비전이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LG헬로비전은 방송·알뜰폰 등 기존 주력 사업을 제외한 일부 신사업을 정리했다. 본사도 서울 상암에서 경기 고양 삼송으로 이전했다.
업황 악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2024년 기준 SO 14개사 가운데 11개사가 적자로 전환됐고 평균 영업이익률은 –6.7%를 기록했다. 가장 상황이 어려운 사업자의 영업이익률은 –20.8%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주요 SO 가운데 실제 폐업 사례가 나올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와 중소SO발전연합회를 비롯해 주요 개별 SO 대표와 임원 9명이 직접 참석했다. 지역성을 기반으로 공적 역할을 수행해 온 사업자들이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규제 환경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하기 위해서다.
황 협회장은 “통합 미디어 법제 논의가 진행되는 지금이 유료방송 구조를 재설계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정부가 정책연구반 구성과 제도 논의에 응답하지 않는다면 업계도 기존 틀 안에서 버티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도 “현재 방송법 체계는 법에 정해진 것 외에는 사업자가 할 수 없는 구조”라며 “OTT 등 새로운 사업자와 경쟁하려면 최소한의 금지 규정만 두고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혁신할 수 있도록 규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 “3개월 내 정책 방향 제시”…정부에 시한
이날 업계가 정부에 요구한 핵심은 ‘케이블TV 지속가능 정책연구반’의 즉각적인 구성이다.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연구반을 통해 ▲규제 패러다임 전환 ▲케이블TV 산업 지속성 확보 ▲홈쇼핑 송출수수료 및 콘텐츠 대가 산정 기준 ▲가입자 보호 체계와 연계한 케이블TV 출구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업계는 연구반 논의를 통해 늦어도 3개월 안에 정책 방향과 제도 개선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협회장은 “산업이 이미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며 “더 이상의 정책 지연은 산업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정부가 정책 논의에 응답하지 않을 경우 업계 차원의 대응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방송통신발전기금 납부 전면 유예 요구가 거론된다. 현재 방발기금은 방송사업 매출의 1.5%를 일괄 부과하는 구조다. 하지만 케이블TV SO의 영업이익률은 사실상 0% 수준까지 떨어졌고, 일부 사업자는 영업이익보다 기금 납부액이 더 많은 역전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카드로는 지역채널 의무 운영 재검토가 언급됐다. 케이블TV는 지역 정보 제공과 재난방송, 선거방송 등을 위해 지역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법적 지위나 재정 지원 없이 의무만 부과된 구조라는 지적이다.
황 협회장은 “지상파는 공적 역할을 고려해 기금 감경 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케이블TV는 적자 사업자도 동일 요율을 부담한다”며 “정책 형평성 문제가 계속된다면 방발기금 납부 유예 요구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지역채널을 공익 매체로 명확히 규정하고 지원 체계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업계는 지역채널 의무 운영 자체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지역 정보 전달 체계와 공론장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케이블TV 무너지면 생태계도 붕괴”
업계는 방송 재원을 둘러싼 사업자 간 갈등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콘텐츠 사용료(프로그램 사용료)를 둘러싼 유료방송사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간 갈등도 격화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부는 사업자 간 계약의 영역이라며 일단 한발 물러서 있는 상황이다.
김덕일 딜라이브 대표는 “케이블 사업자는 가입자 매출과 홈쇼핑 송출수수료가 주요 수익원인데 IPTV와의 경쟁으로 가입자는 감소하고 홈쇼핑 업황도 악화되면서 수익 기반이 약화됐다”며 “콘텐츠 비용은 방송 사업의 핵심 원가지만 사업자가 이를 조정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임성원 LG헬로비전 상무는 “시장이라면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자가 수요와 공급에 따라 협상해야 하지만 현재는 플랫폼 사업자가 편성권을 충분히 행사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사업자가 살 수 없는 상품을 사지 않을 자유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황 협회장은 케이블TV 산업이 여전히 1200만 가구 이상이 이용하는 공공 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케이블 플랫폼이 사라진다는 것은 콘텐츠 대가를 지급하는 주체가 대규모로 줄어든다는 의미”라며 “결국 유료방송 콘텐츠 생태계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산업을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 있는 정책 판단과 제도 설계”라며 “정부가 정책연구반 구성 등 공식적인 입장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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