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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호 칼럼] 삼성전자 노조, 초일류 기업 노조답게 행동해야

오승호 대기자
3월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6 전시관 3홀에 위치한 삼성전자 부스 전경 [사진=김문기 기자]
3월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6 전시관 3홀에 위치한 삼성전자 부스 전경 [사진=김문기 기자]

글로벌 초일류 기업 삼성전자 노조가 오는 9일부터 18일까지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에 들어갔다.

노조는 쟁위행위를 위한 투표가 가결될 경우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 동안 총파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지난 2024년에 이어 창사 이래 두 번째 파업으로 기록되지 않도록 노사가 다시 머리를 맞대 합의점을 이끌어 내길 기대한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제 폐지 등을 놓고 8차례 임단협 교섭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3일 노사 2차 조정위원회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노사 간 의견 차이의 핵심은 성과급이다.

회사측은 OPI 재원을 경제적부가가치(Economic Value Added·EVA) 20%와 영업이익 10% 중 선택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연봉의 최대 50%인 상한 폐지를 요구해 결렬됐다.

EVA는 법인세를 낸 이후 영업이익에서 투자금 등을 뺀 금액으로, 기업이 영업 활동에서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말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노사 협상에서 연봉의 50%인 초과이익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하면서 1인당 1억원 이상의 역대급 성과급을 받았다.

반면 삼성전자는 그러지 못한 것이 직원들의 자존심 문제로 연결됐을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삼성전자든 SK하이닉스 등 성과급은 회사의 경영 실적에 따라 매년 다를 수 있다. 따라서 1~2년의 성과급 수준으로 경쟁 회사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이나 경제 성장에 큰 도움을 주지만,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직면하게 되면 성과급 논란도 수그러들 수 밖에 없다.

SK하이닉스처럼 영업이익이라는 공개되는 지표를 성과급 재원 산정의 기준으로 삼으면 노조와의 임금 교섭에서 마찰은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반면 산정 방식이 상대적으로 복잡하기는 하지만 삼성전자의 EVA 방식이 적절하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초과이익성과급 관련 정보를 적시에 투명하고 설득력 있게 공유해 직원들의 이해를 도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만약 회사를 위해 근무하는 사람이 있다면 명단을 관리해 추후 조합과의 협의가 필요한 강제 전환 배치나 해고에 이들을 우선적으로 안내하겠다"고 선언했다. 파업때 신고 센터를 운영해 회사에 협조적인 직원을 신고하면 포상을 주는 제도를 운영하겠다고도 밝혔다.

사측에 대한 압박과 함께 파업 투쟁의 강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겠지만 노조원을 보호해야 할 노조의 태도로 적절하지 않다.

전화나 문자 등으로 비협조적인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협박하는 등의 무리수는 두지 않기를 바란다.

삼성전자 노조원은 8만 90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 인력이 대거 포함돼 있어 총파업을 하면 엔비디아 납품을 위해 양산을 시작한 차세대 반도체 HBM4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는 것은 불가피해 진다.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의 이미지 실추로 수많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파업만은 피해야 한다.

10일부터는 개정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란봉투법)이 시행돼 하청업체 노조도 원청업체와 임금·성과급 인상과 관련해 교섭을 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이 파업 노동자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제한을 받아 산업 현장의 노사 분규는 확대될 수 있다.

중동 사태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3고(고유가·고환율·고물가)' 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국내외 경제에 미칠 파장은 예측 불허인 만큼 국민의 지혜로운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청년 취업난과 중소기업 도산, 건설업체들의 경영난, 석유화학업계의 구조조정 등 사회 곳곳에 신음소리가 들리고 있다.

이런 마당에 초일류 기업 노조가 성과급을 더 받기 위해 파업을 벌인다면 강성 노조가 지지를 받을 수 있을 지 생각해 봐야 한다.

디지털데일리 주필

서울신문 편집국장, 논설위원을 거쳐 아리랑국제방송 시사보도센터장을 역임했다.

오승호 대기자
osh506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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