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극복할 해법은?…'방산 배터리' 총출동 [인터배터리 26 관전포인트 ②]
[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 행사가 오는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올해 전시회의 가장 큰 특징은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를 씻어낼 새로운 확장 영역으로 방위산업과 무인 로봇이 전면으로 나섰다는 점이다.
참가 기업들은 극한 환경에서 견디는 방산용 고에너지밀도 배터리를 앞다투어 선보이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과시할 예정이다. 전기차에만 집중했던 과거를 벗어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고부가가치 방산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이번 행사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생존 경쟁의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전기차 캐즘 돌파구로 떠오른 특수 목적 방산 배터리
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캐즘 즉 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으로 인해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속도 조절과 각국 정부의 보조금 축소가 맞물리면서 배터리 제조사들은 공장 가동률을 방어하고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강제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기술적 진입 장벽이 압도적으로 높은 방위산업이 배터리 업계의 새로운 핵심 타깃으로 급부상했다. 현대전의 양상이 인간 중심의 병력 체계에서 드론 무인기 로봇 장갑차 등 첨단 무인 전술 체계로 급격히 변화하면서 안정적이고 강력한 전력 공급원의 필요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과거 내연기관에 의존하던 군용 장비들이 은밀한 기동과 열상 장비 회피를 위해 전동화 체계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점도 배터리 수요 폭발을 부추기고 있다.방위산업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일반 전기차용 배터리와는 요구되는 성능 지표부터 완전히 다른 차원의 궤적을 그린다. 영하 수십 도의 혹한이나 펄펄 끓는 사막의 혹서기 같은 극한의 온도 변화를 완벽하게 견뎌야 하며 총탄이나 폭발 등 강력한 물리적 충격에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 절대적인 생존성이 보장돼야 한다.
동시에 무거운 무기와 장갑을 탑재하고 장시간 비행하거나 험로를 주행해야 하므로 초고에너지밀도 구현이 필수적이다. 현재 글로벌 방산 배터리 시장 규모는 수조원 단위로 가파르게 성장 중이며 군사 시설이나 전술 훈련장 등에 필요한 작전용 에너지저장장치 구축에만 수백㎿h 이상의 막대한 전력량이 요구돼 관련 기업들의 수주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 배터리 3사부터 소부장까지 방산 맞춤형 초격차 기술 총출동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돋보이는 관전 포인트는 단연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방산 맞춤형 특수 배터리 각축전이다.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는 무인기나 방산 로봇에 들어가는 초고에너지밀도 배터리와 화재 안전성을 극대화한 특수 목적 배터리를 중점적으로 전시하며 압도적인 기술적 우위를 증명할 계획이다.
배터리 기업들은 각자의 주특기를 살려 험난한 전장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한다. 고도화된 패키징 기술을 통해 물리적 충격에 견디면서도 무게를 혁신적으로 줄인 항공 무인기용 배터리부터 시작해 총격이나 관통 시에도 열폭주 현상을 지연시키거나 차단하는 특수 방염 배터리 팩 설계 기술까지 최첨단 국방 기술의 집약체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기고 있는 기업들은 화재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고체 전해질 기반의 차세대 군용 배터리 프로토타입을 선보이며 다가올 무인 전투 체계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한다는 구상이다.
소재 부품 장비 기업들의 활약과 약진도 이번 행사의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특수 배터리 전문 기업인 유뱃은 국내 유수 항공 방산 기업을 명확한 핵심 타깃으로 삼고 항공모빌리티 맞춤형 고에너지밀도 배터리를 전면에 내세운다. 가혹한 고도 비행 환경과 급격한 기압 변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전력을 뿜어내는 유뱃의 독자적인 기술력은 차세대 K방산 배터리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이번 인터배터리 어워즈에서 부품 부문 상을 거머쥔 에프디씨의 에너지저장장치용 폭연방산구 기술도 절대 놓쳐서는 안 될 핵심 기술로 꼽힌다. 전방 부대나 중요 군사 시설 주요 방산 인프라에 필수적인 화재 억제 부품으로서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배터리 열폭주 현상을 초기에 진압해 대형 국방 재난을 막아내는 혁신적인 방안을 참관객들에게 상세히 선보인다.
◆ 단순 제품 전시 넘어 굳건한 한미 방산 네트워크 구축의 장
올해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6 행사는 개별 기업의 단순한 제품 전시 수준을 넘어 글로벌 방산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구축하는 전략적 외교의 장이자 요충지가 될 전망이다. 무기 체계와 연관된 방산 분야 특성상 단순한 배터리 기술력 못지않게 국가 간 안보 협력과 동맹국 중심의 굳건한 핵심 부품 공급망 확보가 최종 수주를 결정짓는 절대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전시 기간 내내 전 세계 방산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린다. 그중에서도 미국 배터리 포럼이 단연 가장 큰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한미 방산 배터리 분야 주요 현황을 깊이 있게 공유하고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안보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심도 있는 발표 세션이 이어질 예정이다. 미국 국방부와 연계된 주요 글로벌 방산 기업의 고위급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기술 경쟁력을 갖춘 국내 배터리 소재 부품 기업들이 막대한 규모의 미국 국방 시장 진출을 타진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로봇 UAM AMR 시대를 대비한 더배터리컨퍼런스 2026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부대행사다. 이 컨퍼런스는 미래 국방력의 중추가 될 차세대 무인화 기기 및 전술 로봇 전력 공급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차세대 방산 배터리 시장이 나아가야 할 명확한 기술적 이정표를 제시할 계획이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극한 전투 환경에서의 배터리 효율 극대화 방안과 인공지능 기반의 지능형 전술 전력 관리 시스템 구축을 논의한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인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수익성이 확실히 보장되는 방산용 배터리가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며 "이번 인터배터리 행사는 K배터리가 전기차를 넘어 육해공을 아우르는 전천후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는 확실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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