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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농협 회장 ‘횡령·금품수수’ 의혹…정부, 14건 수사의뢰

김남규 기자
김영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6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관련 안건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영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6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관련 안건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정부가 농협중앙회 특별감사에서 횡령과 금품수수, 특혜성 대출 등 위법 소지가 있는 사안 14건을 적발해 수사를 의뢰했다.

정부는 9일 국무조정실·농림축산식품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이 참여한 정부합동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농협중앙회와 자회사, 회원 조합에서 확인된 위법 의혹 14건을 수사기관에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96건에 대해서는 시정 조치와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감사 결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재단 핵심 간부를 통해 재단 사업비를 유용해 중앙회장 선거 과정에서 도움을 준 조합장과 임직원 등에게 제공할 답례품 마련에 약 4억9000만원을 사용한 의혹을 받는다. 강 회장은 또 조합장들로부터 취임 1주년 기념 명목으로 황금열쇠를 받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제기됐다.

재단 간부는 재단 사업비와 포상금을 개인 사택 가구와 사치품 구매 등에 사용한 혐의가 제기됐다. 또 다른 중앙회 간부는 강 회장 선거 비위를 다룬 기사 보도를 무마하기 위해 특정 언론사 광고비를 늘렸다는 의혹도 감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특혜성 대출과 투자 사례도 적발됐다. 농협중앙회는 2022년 신설 법인에 대해 145억원 규모 신용대출을 부적절하게 취급했으며, 해당 대출은 이후 연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농협재단과 중앙회 상호금융은 한 캐피탈 회사에 지분 투자와 대출, 기업어음 매입 등을 통해 675억원 규모 자금을 지원했으나 회수 가능성은 불확실한 상태다.

수의계약 과정에서도 규정 위반 사례가 확인됐다. 사내 온라인 상거래 시스템을 이용해 수의계약 금지 규정을 우회하거나 견적서를 허위로 비교하는 방식으로 계약이 체결된 사례가 적발됐다.

일부 조합에서는 분식회계 정황도 발견됐다. 연체 대출 금리를 임의로 조정하거나 대손충당금을 과소 설정해 재무 상태를 왜곡하고 이를 바탕으로 배당을 실시한 사례가 확인됐다.

이 밖에도 조합장과 임원들이 각종 수당과 기념품, 선물을 지원받는 등 예산이 관행적으로 집행된 사례와 농협 퇴직자 단체가 출자한 법인이 농협 건물을 장기간 무상 사용해 약 37억원의 손해가 발생한 사례도 적발됐다.

정부는 “농협 핵심 간부들의 위법 행위와 특혜성 대출·계약, 방만한 예산 집행이 광범위하게 발생했다”며 “내부 통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선거 제도 역시 금품에 취약한 구조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출범한 농협개혁추진단을 통해 근본적인 농협 개혁 방안을 마련해 조속히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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