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기름값 리터당 2000원 위협… 30년만에 '최고가격 지정제' 초강수 꺼내나

이학범 기자
지난 3월6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6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중동발 사태로 서울 시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2000원에 육박하자 정부가 30년만에 '최고가격 지정제' 검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이는 정부가 개입해 일정 금액 이상으로 기름값을 책정하지 못하게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같은 '최고가격 지정제'는 시장 왜곡, 재정 부담 등 부작용도 동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고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유류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진 것도 아닌데 갑자기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폭등했다"고 말해 석유류 제품에 대한 최고가격 지정 검토를 지시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공동체의 어려움을 이용해서 부당 폭리를 취하려는 반사회적인 악행에 대해서는 아주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연일 경고장을 날렸다.

지난 3월6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6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이와함께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23조를 근거로 석유 최고가격 지정 고시를 위한 실무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 가격이 현저히 등락해 국민 경제의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을 때 산업통상부 장관이 판매 가격의 최고액을 직접 지정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고, 초과 수익은 정부가 환수한다.

그러나 정부가 이처럼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할 경우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유사와 주유소의 수익성이 악화해 공급 물량을 줄이거나 판매를 기피할 경우 공급 절벽이 생길 수 있고, 그로인한 구매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함께 이같은 가격상한제 도입에 나설 경우, 현행법(석유사업법 제23조)에 따라 가격을 통제받은 사업자의 손실을 국가가 보전할 수도 있다.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결국 관련 사업자들의 적자를 세금으로 충당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러한 우려때문에 정부는 당장은 유류세 인하와 비축유 방출 등 기름값 안정화 카드를 우선 검토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범부처 합동점검단이 불법 석유 유통, 매점매석, 가짜석유·혼합판매 등 불공정 거래 행위 집중 단속에 착수한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주유소들의 가격 담합 여부를, 법무부도 유가 담합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대검찰청에 강력 대응을 지시했다.

또 대한석유협회, 석유대리점들의 단체인 한국석유유통협회, 전국 주유소 사업자를 대표하는 한국주유소협회 등 석유 3단체는 "국제 유가 인상분이 주유소 가격에 급격히 반영되지 않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학범 기자
ethic95@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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