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6결산]② 통신사의 축제 옛말…‘네트워크→AI 인프라’ 전환에 흔들리는 입지

[바르셀로나(스페인)=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MWC가 통신사의 축제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네트워크가 단순한 연결 인프라를 넘어 ‘AI 인프라’로 재정의되면서 산업의 권력 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올해 MWC26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두드러졌다. 네트워크는 여전히 통신사의 핵심 자산이지만 이를 효율화하고 성능을 끌어올리는 기술의 무게중심은 반도체 기업과 통신장비사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AI 시대로 대변되는 6G에서 네트워크의 운영체제(OS)를 누가 만들 것인가, 또 네트워크 위 플랫폼 레이어를 누가 가져갈 것인가. 이러한 질문 속에서 통신사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 네트워크, AI 인프라로…엣지 연산 확장에 통신 반도체도 부상
‘AI 인프라’로서 통신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꾸준히 강조돼 왔다. 데이터센터(DC)를 연결하는 백본망과 AI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접속망 모두 네트워크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이번 MWC26에서 특히 눈에 띈 것은 통신장비사들이 네트워크를 AI 연산을 함께 처리하는 인프라로 강조하기 시작했다는 부분이다. 기존 기지국이 통신 기능 수행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AI 추론 기능을 수용하는 AI-RAN 구조로 진화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전시장 전반에서 반복됐다.
그 첫 단계로 네트워크 운영과 품질을 AI로 최적화하는 ‘AI for Network’ 전략이 강조됐다. 에릭슨은 무선접속망(RAN) 자동화 애플리케이션 rApp을 통해 RAN 운영을 AI 기반으로 자동화하는 모델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트래픽 관리와 장애 대응, 자원 배분 등을 보다 지능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키아는 차세대 무선 장비인 ‘독수리(Doksuri)’를 공개했다. 이 장비는 최신 ReefShark 시스템온칩(SoC) 기반으로 설계된 원격 무선장치로, 기지국 무선 계층의 처리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이면서 AI-RAN 환경에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노키아는 이와 함께 글로벌 통신사들과 진행한 GPU 가속 기반 AI-RAN 통합 테스트 결과와 실증 사례도 공유했다.
이러한 흐름은 네트워크 장비의 역할 자체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지국과 엣지 장비가 단순 통신 장비를 넘어 일부 AI 연산을 수행하는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네트워크 장비 내부에서 연산을 담당할 통신 반도체의 역할도 함께 부각됐다. 기지국과 엣지 장비가 AI 기능을 일부 수행하게 되면 연결 성능뿐 아니라 실시간 연산 효율까지 감당할 수 있는 칩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퀄컴은 이번 MWC에서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통합 AI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트래픽 상황별 연결을 최적화하는 ‘X105 5G 모뎀-RF 시스템’을 발표하며, 통신 반도체가 단순 접속 칩을 넘어 지능형 연결을 구현하는 핵심 부품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퀄컴 SVP 존 스미(John Smee)는 MWC 현장에서 진행된 파트너 인터뷰에서“6G 네트워크는 단순한 데이터 전달 수단을 넘어 지능형 파트너로 진화할 것”이라며 “네트워크 구조 자체가 변화해 엣지 노드가 컴퓨팅 노드의 역할까지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 역시 같은 흐름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인텔은 vRAN 부스트와 AI 가속 기술 AMX를 통합한 제온 6 SoC를 공개하며 별도의 GPU 가속기 없이도 서버 CPU에서 일부 AI 추론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제시했다. 통신망용 서버 자체가 AI 처리 능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접근이다.
◆ AI 인프라로 역할 확장하는 통신사…수익 구조 재설계 과제
결국 고객과 가장 가까운 접점에서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해 온 통신사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네트워크 투자(CAPEX)는 계속 늘어나는 반면 이를 상쇄할 만한 신규 서비스 발굴은 여전히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MWC 전시장에서도 통신사들의 이같은 고민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AI 인프라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통신사들은 단순 네트워크 사업자를 넘어 AI 인프라를 아우르는 ‘통합 사업자’ 역할을 모색하는 모습이었다.
서버·전력·냉각 등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는 사례도 잇따랐다. 예컨대 SK텔레콤은 전통적인 IDC처럼 공간과 전력을 제공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GPU까지 포함해 제공하는 GPUaaS(GPU as a Service) 모델을 검토 중이라 밝혔다. 통신사는 전국 단위 광 네트워크와 국사·부지 등 기존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대규모 전력과 입지를 확보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네트워크 자체를 AI 인프라로 확장하려는 시도도 이어졌다. KT는 전 구간을 광 신호로 전송하는 AI 포토닉 네트워크(APN) 도입을 추진하며 초저지연 네트워크 구현에 나섰고 일본 NTT 역시 데이터센터 내부 연결을 전기 대신 광 기반으로 전환하는 포토닉 디스어그리게이티드 컴퓨팅(Photonic Disaggregated Computing) 로드맵을 공개하며 2032년까지 전력 소비를 기존 대비 10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도이치텔레콤은 네트워크 운영 전반을 통합 관리하는 에이전틱(Agentic) AI 기반 내부 운영 시스템을 공개했다
다만 이러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사업화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GSMA 인텔리전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통신사들의 AI 적용이 여전히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 중심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업계에서도 상당수 AI 프로젝트가 네트워크 운영이나 고객 서비스 개선에 집중돼 있으며 직접적인 수익 모델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5G 단독모드(SA) 역시 AI 네트워크 구현의 중요한 기술 기반으로 평가되지만 이번 MWC에서도 확산 속도는 기대보다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GS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 세계 73개국 181개 사업자가 5G SA 투자 또는 도입 단계에 있으며 이 가운데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약 80여 곳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선 AI 시대 통신사의 수익 구조 재설계 필요성도 제기된다. 미국 컨설팅기업 스트랜드 컨설트(Strand Consult)는 최근 보고서에서 AI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 트래픽은 계속 증가하지만, 실제 가치의 상당 부분은 플랫폼 기업에 귀속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기반 서비스 확산으로 네트워크 사용량은 늘어나고 있지만 수익은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 등 빅테크 기업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AI가 통신사에게 네트워크 운영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수익 구조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가치 창출 과정에서 소외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AI 시대 통신사의 핵심 과제는 네트워크 인프라를 넘어 새로운 서비스를 기반으로 주도권을 확보하는데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통신 산업은 기술 전환을 넘어 경제적·지정학적 전환기에 진입했다”며 “AI, 위성, 방위통신이 결합하는 환경에서 네트워크 사업자의 전략 재정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영메디칼바이오 “숨은 불편까지 치유”…숙면돕는 온열매트 등 삶의 질 높이는 생활의료기기 명성
2026-04-17 06:00:00"공공 AX 성공하려면 데이터 표준화·AI 협업 설계 먼저"
2026-04-17 06:00:00KAIT, 중고 단말 산업 활성화 협의회 발족…"안전한 시장 조성"
2026-04-16 21:15:54전 부처 AI 전환 본격 시동… "사람과 함께 일하는 구조 만들어야"
2026-04-16 18:03:22"미토스 걱정하다 골든타임 놓친다…핵심은 AI 성능 아닌 대응 시스템"
2026-04-16 17:3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