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치솟는 기름값… 李 대통령 "합법적 수단 총동원" 담합 강력 경고

김남규 기자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정부가 석유제품 가격 급등에 대해 최고가격 지정까지 거론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국내 기름값은 좀처럼 안정화되지 못하고 있다.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00원을 넘어섰고, 중동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3월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보통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56.3원으로 전날보다 22.02원 올랐다.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1916.5원으로 1900원을 돌파했다. 전국 평균 가격은 2022년 8월 이후 3년 7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국내 기름값은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휘발유 가격은 2월까지만 해도 1600원 후반대였지만 3월 2일 1702원으로 1700원대를 넘긴 뒤 3일 1723원, 4일 1777원, 5일 1834원으로 연일 큰 폭으로 올랐다. 경유 가격도 이날 전국 평균 1863.66원, 서울 평균 1934.12원까지 급등했다.

기름값이 불안해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6일 SNS에 직접 글을 올려 기름값 담합에 대한 경고를 날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일부 기업들이 범법 행위로 큰돈을 벌며 국민에게 고통을 가하고도 정부 관리나 정치권과 유착해 무마하던 야만의 시대가 이제 끝났다는 사실을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을 자행하며 국민 경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악덕 기업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우치게 할 것"이라며 "합법적 수단을 총동원해 경제 영역에서도 비정상의 정상화를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도 기름값 담합 가능성을 우려하며 대응에 나섰다.

앞서 이 대통령이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아직 객관적으로 심각한 수급 차질이 벌어진 것도 아닌데 석유제품 가격이 갑자기 폭등했다”며 대응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석유사업법상 최고가격 지정 가능성을 언급하며 가격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자료 사진> 연합뉴스▶

산업통상부는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를 상대로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고, 한국석유관리원은 이날부터 불법 석유 유통 위험군 주유소를 대상으로 특별기획검사에 들어갔다. 정부는 매점매석과 판매 기피, 혼합 판매 등 불공정 행위를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정부 압박만으로 가격 상승세를 꺾기 어렵다고 전망한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 5일에는 이란이 유조선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히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장중 배럴당 82.14달러까지 올랐다. 두바이유도 배럴당 95달러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유가 급등은 3월 물가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는 석유류 가격 하락 영향이 컸다. 2월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4% 하락해 전체 물가를 0.09%포인트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은행도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3월 이후 물가 흐름이 유가 움직임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중동 상황에 따라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비용 측면의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수요 측 물가 압력도 변수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2로 기준선 100을 웃돌았고, 여행비와 숙박료 등 개인서비스 물가는 3.5% 상승했다.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 물가는 3.9% 올라 전월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한편,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물가 불안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르면 한국 소비자물가가 최대 0.6%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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