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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다면 시장 특성 고려해야" 한목소리

유채리 기자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사진=각 사 제공]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사진=각 사 제공]

[디지털데일리 유채리기자] 배달 플랫폼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치권과 정부가 검토 중인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가 오히려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배달 산업은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얽혀 있는 만큼 소상공인 보호라는 취지가 소비자 가격 인상이나 입점업체·라이더 소득 감소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외식산업 및 소비자 관점에서 본 배달시장 제도 변화와 영향 분석' 정책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학계와 업계, 정부 관계자가 모여 수수료 상한제의 실효성과 파급 효과를 실증적으로 점검했다.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는 플랫폼이 입점업체로부터 받는 중개·결제 수수료 등을 주문 금액의 일정 비율 이내로 제한하는 방식이다. 최근 배달 중개 비용이 급증해 입점업체 부담을 키우고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자영업자들의 실질적인 영업 비용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에서 수수료에 상한을 두자는 주장이 탄력 받기 시작했다.

◆ 다면시장 구조의 배달 산업…"인위적 규제 시 풍선효과 우려"

전문가들은 배달 시장이 플랫폼을 매개로 소상공인과 소비자, 라이더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다면 시장(Multi-sided Market)'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수료를 인위적으로 억제하면 플랫폼은 수익 보전을 위해 소비자 배달비를 인상하거나 입점업체에 광고비 등 다른 명목의 비용으로 전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체 연구팀에서 진행한 조사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10명 중 7명 정도가 수수료 상한제 시행 시 배달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무료 배달 폐지 시 이용을 중단하겠다는 응답이 71.3%에 달한다"며 "정책이 비용 구조를 건드리면 소비자는 배달 외식 자체를 줄이고 ‘내식(집밥)’으로 이동해 결국 외식 시장 전체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 "수수료 규제가 소상공인·라이더 피해 이어질 수 있어"

수수료 인상을 제한하더라도 마케팅비나 광고비 등 다른 항목의 비용이 치솟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인식 배달산업연구원 부원장은 "배달 산업은 중개 수수료 외에도 광고비, 프로모션 등이 결합된 복잡한 비용 구조를 갖고 있다"며 "명목 수수료만 규제할 경우 다른 항목에서 연쇄적 인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소비자가 직접 배달비를 부담하게 될 경우, 선택 실패를 피하기 위해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 프랜차이즈로 수요가 쏠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는 영세 소상공인의 매출 감소와 소외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이헌승 국민의힘 국회의원. [사진=유채리기자]
이헌승 국민의힘 국회의원. [사진=유채리기자]

배달 서비스의 핵심 축인 라이더에게도 직격탄이다. 플랫폼의 운영 마진이 줄어들면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배차 인센티브나 프로모션 비용 등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김태영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교수는 "수수료 상한제 도입 시 주문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는 라이더가 절반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사례도 이러한 신중론을 뒷받침한다. 미국 뉴욕주는 지난 2021년 배달앱 수수료상한제를 도입했으나 플랫폼이 소비자 요금 구조를 조정하고 추가 수수료 항목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마이클 설리번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해당 정책 도입 이후 오히려 주문 당 평균 수수료는 늘고 영세 음식점 매출과 배달 라이더 소득은 감소하는 부작용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 수수료 '핀셋' 규제보다 배달앱 생태계 구조 고려 필요

전문가들은 단순한 가격 통제보다는 실질적인 상생을 위한 대안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수료에 상한을 두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공공 배달앱의 기술 및 마케팅 인프라 지원 강화, 플랫폼 수익 모델 다변화를 꾀할 수 있는 새로운 거버넌스 구축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신인식 배달산업연구원 부원장은 "명목상 수수료만 규제하면 항목 간 대체 현상만 일어날 뿐"이라며 "차등적 정책 적용을 통해 영세 사업자를 보호하는 사회 안전망 형태의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교한 설계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혜선 공정거래위원회 디지털공정거래정책과 과장은 "소비자 후생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 깊이 공감한다"며 "일률적인 규제보다는 영세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면서도 시장의 혁신성을 저해하지 않는 정책 수단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간담회를 주최한 이헌승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정부의 취지와 달리 현장의 목소리는 규제안에 대한 구체적인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규제가 시장의 활력을 꺾지 않도록 이해관계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채리 기자
cy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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