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식 추천안 부결…방미통위 정상화 ‘책임 공방’ 예고

26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몫의 천영식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 후보자의 추천안이 부결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국민의힘이 추천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상임위원 후보자 추천안이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다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의 표심과 후보자 자격 논란이 겹치며 결과는 예견됐다는 평가다.
이번 부결로 방미통위는 당분간 여당 추천 인사 중심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커졌다. 법률상 의결은 가능하지만, 여당이 사실상 단독 의결에 나설 경우 과거 야당 시절 내세웠던 ‘합의제 원칙’과 충돌해 명분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몫 방미통위 상임위원 후보로 추천된 천영식 위원 추천안은 재석의원 249명 중 찬성 116명, 반대 124명, 기권 9명으로 부결됐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고민수 위원 추천안은 찬성 228명, 반대 17명, 기권 4명으로 가결됐다.
정치권에선 이번 표결 결과를 두고 여당의 수적 우위 외에도 후보자 개인을 둘러싼 논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천 후보자의 과거 이력과 발언을 둘러싼 자격 논란이 본회의 전부터 확산된데 따른 것이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 직후 “의총에서 나온 천 후보 반대 이유는 내란을 옹호하고 계엄을 정당화한 칼럼을 게재한 경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역시 이날 임명 반대를 당론으로 확정하면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들은 천 후보를 두고 “국정농단의 부역자이자 공적 사명감을 헌신짝처럼 버린 무책임의 상징”이라며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박근혜 정부 홍보기획비서관으로 재직하며 국정농단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방미통위는 방송미디어의 공적 책임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합의제 기구”라며 “이런 인사에게 미디어 정책의 키를 맡기는 것은 방화범에게 소방청장을 맡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표결 직후 본회의장에선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오갔다. 특히 박선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의 발언은 기폭제가 됐다. 박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야 임마”라고 외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야 임마가 뭐야”라고 응수하면서 거친 설전이 이어졌다.
본회의장을 나온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또다시 뒤통수를 쳤다”며 “폭거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고, 같은 당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도 “각 당 추천 인사를 존중해온 관례는 제도적 신뢰의 산물”이라며 “민주당이 이를 반복해서 허물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전용기 민주당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9표 차이로 부결됐다”며 “국민의힘이 10여명만 더 참석했으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부결로 방미통위는 당분간 여당 추천 인사 중심의 운영이 불가피해졌다. 여당 몫 위원이 임명·위촉 절차를 마치면 법상 최소 의사정족수는 충족된다.
다만 야당 몫 위원이 공석인 상태에서 주요 안건이 처리될 경우, 합의제 기구 운영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재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야당 시절 여권 추천 위원 중심의 의결 구조를 문제 삼아온 만큼 향후 의사결정 방식에 따라 또 다른 명분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추가 추천 여부와 시점도 변수다. 국민의힘이 이번 부결을 계기로 추가 추천을 미루는 경우엔 방미통위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 경우 여당은 단독 의결의 부담을, 야당은 추천 책임론을 각각 안게 되는 구도다.
결국 업계에선 방미통위 정상화가 법적 요건을 넘어 여야 모두가 추천 책임과 합의제 원칙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국민권익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추천한 김바올·신상욱 후보자 추천안은 모두 가결됐다. 김 위원 추천안은 재석의원 249명 중 찬성 222명, 반대 16명, 기권 11명으로, 신 위원 추천안은 찬성 229명, 반대 10명, 기권 10명으로 통과됐다.
권익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15명으로 구성되고, 비상임위원 중 3명을 국회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위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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