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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연산 10배”…에릭슨, 자체 ASIC 기반 ‘AI-RAN’ 전략 전면화

강소현 기자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인공지능(AI) 시대, 에릭슨은 네트워크 구조를 중앙집중형 모델에서 벗어나 네트워크 전반에 AI를 내재화하는 ‘분산형 스택’ 구조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시벨 톰바즈 에릭슨코리아 대표이사(CEO)는 2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시대에는 디지털 네트워크의 근본적인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 AI 시대, 트래픽 구조 재편업링크 트래픽 급증 예상

이날 행사에선 AI 확산에 따른 트래픽 구조 변화와 이를 뒷받침할 에릭슨의 차세대 네트워크 전략이 공개됐다.

에릭슨은 앞서 글로벌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 2025년부터 2031년까지 약 2.2배 증가하고, 고정형 무선 액세스(FWA)를 포함한 전체 모바일 네트워크 트래픽은 2.4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5G 데이터 사용 비중 역시 올해 43%에서 2031년 83%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지현 에릭슨코리아 네트워크 총괄은 “그동안 스마트폰 중심 환경에서는 다운링크 트래픽이 전체 애플리케이션의 약 90%를 차지했다”며 “그러나 AI 시대에는 증강현실(AR)·확장현실(XR) 디바이스 등 업링크 비중이 높은 단말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AI 시대에는 대규모 업링크 트래픽 발생이 예상되지만 현재 무선접속망(RAN)은 콘텐츠 소비 중심의 다운링크 구조에 최적화돼 있다는 부분이 지적됐다. 특히 업링크에서 실시간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는 서비스가 확대될 경우 기존 네트워크 설계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톰바즈 CEO는 “과거 모바일 네트워크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역할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기계와 기계, 사람과 에이전트, 에이전트와 에이전트를 연결하는 방향으로 확장될 것”이라며 “이에 따른 업링크 트래픽은 앞으로 3년마다 세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안정적으로 지원하려면 실시간 모바일 네트워크 기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 AI를 네트워크의 두뇌로…‘rAPP·ELAP’ 양축 자율 네트워크 본격화

에릭슨은 이러한 트래픽 구조 변화가 새로운 주파수 자원 확보와 효율적 활용 전략을 요구하게 될 것으로 보고 대안으로 ‘자율 네트워크’를 제시했다. 자율 네트워크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네트워크 운영 전반을 자동화하는 개념이다.

이날 에릭슨코리아는 RAN 자동화 애플리케이션 ‘rApp’과 서비스 자동화·관리·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SMO) ‘ELAP’를 축으로 한 자사 RAN 자율화 모델을 소개했다. 네트워크 운영 전 과정을 AI 기반 자율 운영 체계로 전환해 운영 효율성과 품질을 동시에 최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적용 사례로는 ▲셀 이상 탐지 ▲업링크 이상 감지 ▲업링크 간섭 최적화 등이 제시됐다. 에릭슨은 이를 통해 RF 최적화 시간 75% 단축, 스펙트럼 효율 4% 개선, 업링크 품질 10% 향상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상용망 적용도 확대되고 있다. AT&T, 보다폰 등과 협력해 현재 10개국에서 전국 단위 계약을 체결했으며, 80여 개 이상의 rApp 생태계를 이미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지현 총괄은 “에릭슨은 LTE 시절부터 네트워크에 AI를 적용해왔으며 올해는 PoC 수준을 넘어 실제 상용 환경에서 활용되는 ‘AI 네이티브’ 단계로 진입할 계획”이라며 “그간 트라이얼을 통해 검증한 기술을 기반으로 관련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 AI 적용 범위 L1으로 확장…ASIC 기반 AI 가속기 탑재

에릭슨 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질의하는 이지현 네트워크 총괄, 시벨 톰바즈 CEO, 홍석원 CSS 총괄(왼쪽부터)
에릭슨 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질의하는 이지현 네트워크 총괄, 시벨 톰바즈 CEO, 홍석원 CSS 총괄(왼쪽부터)

에릭슨은 궁극적으로 6G 시대 AI가 네트워크 설계의 전제가 되는 ‘AI 네이티브 RAN’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AI 적용 범위는 트래픽 관리와 주파수 효율, 에너지 최적화를 넘어 서비스 운영과 비즈니스 영역까지 확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AI 연산이 단말·엣지·데이터센터로 분산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시간 처리는 단말(On-device)에서, 고성능 추론은 네트워크 엣지에서, 대규모 학습은 중앙 데이터센터에서 수행되는 구조다. 네트워크 역시 이러한 분산 연산을 전제로 설계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에릭슨은 AI 적용 범위를 물리계층(L1)까지 확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체 기지국별 통신 신호 처리가 특정 용도 맞춤형 반도체(ASIC)에 뉴럴 네트워크 가속기를 탑재해 투자대비효율(ROI)를 확보하면서도 기존 대비 10배 수준의 AI 연산 능력도 갖췄다 밝혔다.

초저지연이 요구되는 신규 유즈케이스에 대비해 일부 AI 추론 기능을 코어나 중앙 클라우드가 아닌 엣지 영역에서 처리할 수 있는 구조도 갖춰 나간다.

이지현 총괄은 “빔포밍 영역에서는 대규모 다차원 채널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텐서 기반 연산 역량이 중요하다”며 “에릭슨은 기존 대비 10배 수준의 병렬 처리 성능을 갖춘 신경망 가속기를 레이디오 장비에 적용했고 AI 기반 채널 추정·간섭 제거·빔포밍 알고리즘을 통해 무선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릭슨은 이날 5G SA 투자가 곧 6G로 이어지는 전략적 기반이라고도 강조했다.

톰바즈 CEO는 “SA 코어 전환과 저대역(FDD) 망 고도화가 향후 6G 및 AI 네트워크 경쟁력 확보의 출발점”이라며“한국이 AI·6G 리더십을 선점하려면 로우밴드 중심의 SA 전환과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네트워크 고도화 투자가 병행돼야 할 것”이고 밝혔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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