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호 칼럼] 주식시장의 온기… 기업 친화정책으로 이어져야
글 :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대표

주가가 지난해 대선 이후 줄곧 상승했다. 그래서 이젠 주가 상승을 대세로 여기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시장을 바라보는 낙관의 정도가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이었던 1985년 하반기~ 1989년 1분기보다 더 높은 것 같다.
웃음꽃이 활짝 핀 주식시장과 달리 실물경제는 아직 냉랭하다. 물론 현재의 경기 지표는 예전보다 호전된 모습이다.
올해 수출 증가율이 1월 33.9%, 2월 10일 현재 44.4%나 되고 반도체, 방산, 전력기기, 조선, 화장품 등 여러 산업의 활동이 긍정적이다.
그러나 주요 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2% 안팎으로 추정하는데, 2%는 절대 기준으론 낮다. 물론 지난해 1% 대비 2%는 도약이지만 2%를 원만한 경기수준이라고 평하기엔 좀 그렇다. 체감경기로는 3% 수준이 되어야 따뜻할 것 같다.
설혹 성장률이 2% 된다해도 그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의문이다.
역대 정권의 미흡한 경제운용 때문에 경제를 추세적으로 회복시키긴 힘겹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0년간 성장률은 ‘5년에 1%포인트씩 하락’했다고 분석한다.(김세직 전 서울대 교수)
이런 양태가 지속되면 우리의 장기 성장률은 ‘0% 대’ 내지 ‘마이너스’ 에 빠진다.
이래서 역대 정부는 경기 부양책을 자주 시행했었다.
그러나 노동 개혁, 구조조정 등 핵심이 빠졌다. 이러니 경기부양자금의 상당액이 허망하게 소모되곤 했다. 생산적이지 않았던 것인데, 이 때문에 가계와 국가 부채가 크게 늘어났다.
또 2024년 기준 비금융 영리법인의 40.9%가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도 감내하지 못했다. 이처럼 여러 부문이 취약한 모습이다. 그래서 당국의 이런저런 정책 마련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해외공장 설립과 개인들의 해외증권 투자 선호가 누그러지지 않는다.
실로 낮은 성장률이 지속되면 국가 경제가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요컨대 낮은 성장으로 인해 삶이 척박해지니 사람, 돈, 기업 모두가 해외로 떠난다. 사실 우리의 자금 유출은 오래되었는데, 지난해부터 자금의 해외 유출이 더 심해졌다.
실제로 기업들은 수출로 번 외화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거나 해외 현지에 그대로 둔다. 개인들은 영끌한 돈으로 해외주식을 매수했다. 그래서 지난해 1,230억 달러나 되는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가 형편없이 떨어졌다. 또 돈이 해외로 나가니 내수가 침체되고, 성장률은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현재의 상황은 매우 어렵다. 웬만한 대책으론 정체된 상황이 미동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개혁적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성공국가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
우선 우리나라를 포함해 1970 ~ 1990년대에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렸던 대만, 싱가포르, 홍콩 사례를 참고했으면 한다.
이들의 지난해 성장률은 대만 8%대(추정), 싱가포르 5%대(추정), 홍콩 3.5%에 달했기 때문이다. 또 올해 성장률은 대만 7.7%, 싱가포르 2 ~ 4%, 홍콩 2.3 ~ 3.3%로 예상되는데, 이런 성과는 정부의 기업친화정책 때문으로 여겨진다.
특히 대만 기업은 정권이 바뀌어도 정권으로부터 자유로웠다.
또 오늘의 독일을 만들었다는 독일의 슈뢰더 정책, 프랑스의 실업률을 1980년 이후 최저로 떨어뜨린 마크롱의 집권 초기 정책, 브라질 경제를 크게 발전시켰던 룰라의 첫 정권 시절의 정책도 주목할 사안이다.
이들의 정책은 노동 개혁과 기업 지원을 골자로 하는데, 특히 정권의 상실 여부를 연연해하지 않고 노동 부문을 개혁한 슈뢰더는 존경스럽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이념과 진영 간 이해에서 벗어나 경제를 운영한 것도 참고할 사안이다.
향후 개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에 여러 국가 사례를 예시했다.
사실 그 가능성이 없진 않다. 우선 이번 정권의 경제장관들은 실무 경험 많은 전문가들이다. 이들이 올곧게 정책을 시행한다면 성과를 낼 것 같다.
논란 많은 원전도 다시 수용됐고, 로봇 활용이 대세로 받아들여지면서 새로운 활로도 모색되고 있다.
또 창의성과 자본주의 경쟁 시스템을 중시하는 김세직 전 서울대 교수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에 임명되었다. 이런 점에서 긍정적 변화 가능성을 엿본다.
물론 이 정도를 혁신이라 할 수 없다. 그러나 실용이 계속 강조되면 개혁적 조치도 뒤따를 것이다. 아직은 그런 희망을 갖고 있다.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을 기대해 본다.

<글쓴이>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대표(사진)는 대우경제연구소를 거쳐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우리선물 대표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개인 연구 및 저술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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